<기자수첩>돈 워리, 비 해피

걱정하지마, 행복해질거야(Don’t worry, be happy).

 미국 대중가수인 바비 맥퍼린이 부른 노래의 제목이자 후렴구다. 이 노래는 요즈음 TV전파를 타는 삼성전자 컬러 휴대폰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굳이 ‘돈 워리, 비 해피’를 광고 배경음악으로 선정한 이유는 뭘까. 최근 국내 2위 휴대폰 메이커인 LG전자의 한 관계자가 던진 물음이다.

 그는 “LG전자가 최근 컬러 휴대폰 국내시장에서 약진한 것에 대한 걱정을 TV광고 배경음악을 통해 통해 우회적으로 나타냈다”고 해석했다.

 LG전자가 유통모델을 전격적으로 출시하고 영업을 강화하면서 컬러 휴대폰 시장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자 시장 1위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

 LG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총 63만여대의 컬러 휴대폰을 국내시장에 공급해 점유율이 36.1%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그동안 LG전자의 휴대폰 국내 시장점유율은 30% 이하였다. 하지만 컬러 휴대폰 시장에서는 ‘싸이언 6만5000’을 앞세워 약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광고 배경음악과 관련한 LG전자의 즐거운(?) 해석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그저 ‘웃음’을 보였다. 특별하게 대응할 일이 아니라는 것.

 삼성전자는 국내 휴대폰 시장의 확실한 선두주자다. 굳이 흑백과 컬러를 구분할 필요없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량이 삼성전자가 만든 휴대폰이다. LG전자의 약진이 그다지 걱정할 일이 아니다는 자신감을 내보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LG전자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언제든지 1위 메이커로 올라서겠다는 의욕이 엿보인다. 실제 LG전자는 무선인터넷 및 컬러 마케팅을 강화함으로써 최강의 메이커가 되겠다는 ‘원 프로젝트’를 수행중이다.

 두 회사의 뜨거운 경쟁으로 국산 휴대폰 품질이 더욱 좋아지고 산업이 발전하는 것 아닐까. 특히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구입할 때 ‘돈 워리, 비 해피’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