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비즈 기술분류체계 수립

 정부가 e비즈니스에 특화된 새로운 기술분류체계를 수립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전사적자원관리(ERP)와 협업제품상거래(CPC) 등 9개 분야를 e비즈니스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 전략분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에 나선 것도 정책의 가닥을 제대로 잡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우리가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 정립을 환영하는 것은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산업의 일부로 분류돼 소홀히 다뤄지던 e비즈니스가 독립된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정보통신기술 관점에서 접근함에 따라 다양한 e비즈니스 솔루션이 개발되는 작금의 기술발전 추세를 반영하기 힘들었던 그간의 시도와는 달리 응용계층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세부적으로 기술하는 등 향후 e비즈니스 관련기술의 발전전망과 기술개발을 위한 전략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 만한 일이다.

 전자상거래 기술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산업자원부가 마련한 e비즈니스 분야에 특화된 새로운 기술분류체계의 주요 골자는 e비즈통합기술·e비즈응용기술·e비즈요소기술 등 e비즈니스 분야 3개 기술계층으로 세분화하고, e비즈니스 및 전자상거래 가치사슬 분석에 의해 상거래 프로세스를 결합했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가치사슬이나 거래 프로세스를 기술분류체계에 포함시키고, 지금까지 혼재됐던 정보기술(IT) 인프라 분야를 IT서비스 영역으로 분리해 e비즈니스 체계에서 제외시키는 등 e비즈니스를 특화된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IT분야는 물론이고 모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e비즈니스를 정보통신산업의 일부로 분류함에 따라 발생했던 IT산업 중심의 e비즈니스 해석이 줄어들어 전통산업의 효과적인 e비즈니스화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한다.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 수립과 함께 발표된 9개 기술개발 전략분야도 관심거리다. e비즈니스화에 필요한 기술개발 전략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집중 지원해 e비즈니스 관련 핵심 솔루션을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e비즈니스 분류체계를 바탕으로 선정된 CPC·ERP·통합제조정보시스템(MfIS)·전자지급결제(EBPP)·EDI/XML/ebXML·제3자지원군서비스·통합무역관리시스템·전자카탈로그·고객관계관리(CRM) 등 9개 부문에 많은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솔루션 국산화의 새로운 계기가 되는 이러한 사업을 통해 호환성 높은 국산 제품 개발에 나설 경우 국산 제품의 보급확대는 물론이고 외산 솔루션의 가격인하를 촉발시키는 등 국내 기업들의 e비즈니스 시스템 구축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e비즈니스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계기로 e비즈니스 기술개발사업을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지만 갈길은 멀다.

 솔루션 국산화는 물론이고 산업의 e비즈니스화도 쉽지 않은 문제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e비즈니스 솔루션의 해외수출에도 나서야 한다.

 e비즈니스 기술개발사업을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