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만 주변의 실리콘밸리가 최근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여전히 높아 사업하기에 가장 비싼 지역으로 조사됐다.
KPGM과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있는 보이드사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테러여파와 달러강세 등으로 전문가들은 최근들어 경기침체로 비용을 크게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실리콘밸리내 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MG는 보고서에서 “새너제이가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하이테크 단지”며 “벤처호황기인 99년에는 아무도 경영비용에 신경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신경을 안 쓰는 이가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현재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오스틴, 오타와, 심지어는 아이다호의 도시들까지 나서 기업들이 자신의 지역으로 옮겨오면 비용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탈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새너제이의 사무실 임대비용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조사해 순위를 매긴 85개 도시 중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새너제이의 임대료는 2위인 보스턴보다 30%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새너제이의 인건비는 85개 도시 중 4위에 올라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0개 북미 지역 기술단지를 비교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나 샌타클래라 카운티에서 종업원 500여명 규모의 첨단기술업체를 경영할 경우 드는 비용은 85개 도시 중 최하위인 캐나다 캘거리보다 30% 이상 비용이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드사의 존 보이드 사장은 “기업들이 어느 때보다도 기업 이주를 해야할 많은 이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 실리콘밸리의 탈출을 꿈꾸는 기업들이 이전 대상지로 가장 손꼽는 곳은 어디일까.
가장 우선으로 꼽히는 곳이 캐나다다. 우선 달러강세로 캐나다에서 사업을 할 경우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무역장벽 완화로 이미 새너제이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 됐다. 또 건강보험을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대폭 절감되는 효과도 올릴 수 있다.
미국내로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이 최적 이전대상지역으로 꼽혔으며 미 동부의 볼티모어, 워싱턴등도 후보에 올랐다. 후보지역에서 빠진 텍사스주 오스틴은 최근 오스틴상공회의소를 앞세워 지난 94년 이래 처음으로 투자 유치를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 오스틴지역에서 지난 1년간 불황 때문에 해고된 2만4000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등 앞으로 5년간 10만명을 새로 고용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의 케이스 케네디 회장과 실리콘밸리 관계자들은 그러나 다른 도시들의 기업유치작전에 대해 기업들이 핵심 업무까지 이전할 것으로는 여기지 않고 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