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온사이트 덴탈(On-Site Dental Care), 이른바 현장 치과병원이 인기다. 이들 치과들은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들의 주차장을 찾아 돌아다니며 진찰해주는 통에 누구나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온사이트 덴탈은 척추마사지, 이발사, 자전거 수리공 등과 함께 실리콘밸리의 ‘일벌레’ 문화에 맞춰 길거리로 나선 신종사업이다. 소비자를 찾아가는 이른바 출장서비스가 실리콘밸리내에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신종사업의 성장은 길거리 사업체와 시스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인튜잇 등의 포천 500대기업 사이에서 공생적 관계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길거리 업체는 고객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고 대기업들은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
한때 사내 마사지나 현장세차가 닷컴기업의 새로운 풍속도로 떠오른 적이 있지만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이제 직원들을 즐겁게 해주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잘 유지하기 위한 관리서비스를 필수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도체장비 공급업체인 KLA텐코사의 탐 커피 인력담당 부사장은 “개인활동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줄수록 직원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한다”며 “직원들은 일과후 차에 기름을 넣는 것과 같은 귀찮은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가족들과 지내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현장 자동차 서비스와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내에서 길거리 서비스의 수요는 매우 높은 편이다. 새너제이의 조사기관인 에이온 컨설팅-래드포드 서베이가 미 전역의 402개 하이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25%가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중 75%가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들로 나타났다. 현장 치과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들은 모두 실리콘밸리내 기업이었다.
차터드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사의 스티븐 호멜 복지담당 본부장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104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이동 이발사와 급유업체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다.
호멜 본부장은 “생존의 문제”라며 “직원들에게 경쟁사들보다 낫거나 최소한 동등한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 서비스업체들은 각 회사의 e메일이나 사내 게시판을 통해 해당기업의 사원들에게 영업을 알리고 있다.
처음에 차량을 준비하는 비용 이외에는 일반적으로 간접비용이 거의 안드는 게 보통이다. 그러면서도 이들 이동 서비스업체들은 건물내에서 영업을 하는 업체들보다 보통 비싼 요금을 부과한다.
실리콘밸리 소재 37개 기업의 주차장에서 환자를 보는 온사이트 덴탈은 지난 6년간 인기가 치솟아 캘리포니아주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3대의 밴으로 급유와 엔진튠업, 브레이크 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브레이크스 오프 아메리카는 지난해 고객도 없이 부부가 시작했는데 현재 종업원 200명 규모의 기업 50여개 업체들을 고정거래선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수요가 높아 차량 두 대를 곧 늘릴 예정이다.
고용주들은 이동 서비스업체들이 아무 비용도 들이지 않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이들을 회사로 유치하려고 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과 같은 일부 업체들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콩시에르즈사와 계약을 맺고 강아지 산책시키기에서 케이블 설치를 위해 케이블 직원을 기다리는 일 등 직원들의 개인적인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콩시에르즈사는 기업이 이같은 관리프로그램에 1달러를 지출하는 대신 1달러64센트의 생산성 증가를 이룬다고 전했다.
새너제이 주립대학의 제인 잉그리시 루엑 교수는 “시간에 가치를 더 두는 문화에서 기업들의 이동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인모션 카이로프랙틱사의 제프 리스 사장은 “하이테크 직장인 중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척추지압법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반복성 스트레스 및 근육 긴장 환자들을 치료한다”고 밝혔다.
이동 서비스업체들이라고 반드시 고객 회사를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크 닥터는 선, KPMG,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에서 자전거를 수리해주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바이크 닥터는 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대로 가정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애완용 동물 출장사육사는 워낙 인기가 높아져 업종 단체까지 있을 정도다.
<패트릭 C기자 Patric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