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정의 라디오(SDR:Software Defined Radio) 기술이 뜬다. SDR는 기존의 2세대(G) 이동통신과 3G를 통합하고 더 나아가 xDSL·CDMA·GSM·UMTS·cdma2000·무선LAN·블루투스·위성통신 등 다양한 통신수단을 하나의 단말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통신기술이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미국·유럽·일본이 SDR 연구그룹을 구성하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고 또 국내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KT·SK텔레콤 등이 SDR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통신분야 전문 시장조사 업체인 캐너스인스탯그룹은 최근 발간한 ‘SDR, 축복인가, 저주인가(The Cure or the Curse)`라는 보고서에서 SDR 기술의 핵심내용을 소개하고 현재 하드웨어 중심인 무선 분야에서도 소프트웨어가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시스템을 구성하는 양대 축인 기지국과 단말기간의 신호를 주고받는 RF를 지원하는 것은 주로 하드웨어가 담당해왔다. SDR 기술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이를 소프트웨어로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해외 어느 곳에 있더라도 하나의 단말기로 2G와 3G는 물론 xDSL·CDMA·GSM·UMTS·cdma2000·무선LAN·블루투스·위성통신 등 다양한 통신망을 넘나들며 통신을 할 수 있다.그림참조
SDR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의가 있다. 이 중 가장 널리 통용되고 있는 설명은 ‘DSP(Digital Signal Processor)를 이용해 신호 처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RF와 IF 영역에서도 일부 추가적으로 프로세싱이 필요할 수도 있다. SDR 기술 또한 필터링, 증폭, 주파수 하향(frequency down conversion) 등의 절차를 거친 후 디지털화 과정을 이용할 수 있다.
SDR가 설정되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얻기 위해 먼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지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통 오늘날의 인프라가 하드웨어 중심이기 때문에 프로토콜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업데이트가 필요할 경우에는 하드웨어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이 교체 작업은 간단히 채널 카드 교체부터 전체 하드웨어 교체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드웨어 중심의 기지국이 가진 가장 큰 단점은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시스템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시스템을 교체할 때 각종 기기(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교체 작업을 도와줄 현장 상주 기술자도 필요하다.
SDR 기지국은 여러 개의 에어 링크와 표준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트랜시버와 DSP 코어는 소프트웨어로 정의 가능하기 때문에 신호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고급 무선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할당된 주파수가 다르다는 점이며, 이에 따른 에어 링크 기술의 복합성 또한 고급 무선 서비스를 가로막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한 SDR는 서비스에 앞서 방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SDR 기술은 이처럼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카너스인스탯그룹은 대부분의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이고 SDR 기술에 기반을 둔 휴대폰이 2003년부터는 출현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표1참조
초기에는 대부분의 SDR 휴대폰이 정부 관련 부서에 판매돼 재난구조기관·공무원·법집행기관에서 그 가치가 증명될 것이다. SDR 기술이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또 한 분야가 있다면 그것은 기기의 크기·무게·전원 등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텔레매틱스 시스템(예를 들면 미국 제너럴모터스사의 온스타 같은 서비스)이다.
소프트웨어로만 제어가 가능한 기기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술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규제 당국의 기존 테스팅 및 주파수 간섭 스펙의 수정 능력을 앞서가게 될 것이다. SDR는 휴대폰은 물론 인프라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SDR가 상용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단 하나의 경우는 기지국이다.
SDR에서는 프로그램이 가능한 AD 컨버터 및 채널 필터 요소들이 기존의 멀티모드 주파수 변환식 수신기를 대체하게 된다. SDR 기술은 무선전화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무선LAN을 포함해 모든 트랜시버로 확장될 것이다.
SDR의 장점을 든다면 모든 기지국 사이트에서 중복돼야 하는 대부분의 하드웨어를 없애주기 때문에 시스템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필요한 만큼 동적으로 시스템 재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에어링크와 주파수를 연결시킬 수 있다. 또한 업그레이드 등의 기기 변경을 신속하게 마칠 수 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SDR는 동적으로 시스템을 재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성능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SDR는 다음과 같은 단점도 갖고 있다. 우선 아직 증명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점이다. SDR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하드웨어 정의 무선(HDR)과 비교할 때 크기·무게·전원 문제에서 기지국에 더 적합하지만 미국 정부는 SDR의 기능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다. 아날로그 기능은 디지털만큼 쉽게 맞춤 제작할 수 없으므로 현재는 RF 프런트 엔드에 한계가 있다. 멀티밴드 안테나 시스템과 전력 증폭기도 개발돼야 하는 과제도 있다.
★휴대폰이냐, 기지국이냐?
지금까지 성공한 단 하나의 SDR 무선 애플리케이션은 기지국 장비다. 기지국은 크기와 무게·전력소비량 등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셀 도메인에 진입하는 사용자마다 채널 블록을 할당해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비효율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카너스인스탯그룹은 기지국이 휴대폰보다 한발 앞서서 SDR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표2참조
휴대폰은 SDR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요소를 갖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술적·법적 걸림돌이 존재하며 이 때문에 기지국이 단기적으로 볼 때 최선의 선택이 되는 것이다.
SDR를 기지국에 한정하게 되면 시스템을 교체할 때에도 대대적인 하드웨어 변경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이 있다.
SDR는 하드웨어 내에 고정되어 있는 많은 무선 기능들을 교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의 FCC 같은 정부기관들은 완전히 새로운 기능적 문제점들을 다루어야만 한다. 현재 ‘형식 승인’된 기기들은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를 통해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고 있다.
카너스인스탯그룹은 기술적 문제보다는 규제 문제 때문에 SDR의 도입이 지연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재 개발하고 있는 SDR 애플리케이션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에어넷(AirNet)의 어댑터셀(AdaptaCell™)과 에어사이트(AirSiteR) 백홀 기지국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GPRS 같은 상위 2.5G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은 각국 규제기관의 판단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그런데 모든 국가들이 미국처럼 SDR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ITU가 나서서 이 혁신적인 무선통신 기술을 대해 규제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카너스인스탯그룹은 판단하고 있다.
SDR는 또 지난 50여년 동안 컴퓨터 분야에서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돌아가도록 환경을 제공하고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던 역사를 이동통신 업계가 답습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것이 바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선통신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