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내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패밀리레스토랑 등 대도시의 휴게 공간이 정보생활의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먹거리’만을 파는 음식점이 아닌 ‘쉼터’로서 자리매김하고 고객을 좀 더 오래 점포내에 묶어두기 위한 수단으로 ‘점포내의 정보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내 패스트푸드업계 2위인 모스푸드서비스를 비롯, 외국계 커피 체인점인 타리즈커피재팬, 패밀리레스토랑인 가스토 등 외식업체들은 무선랜 등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등 점포 ‘정보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모스푸드서비스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13개 점포에 무선랜을 설치해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내 무선랜 서비스를 100군데로 확대할 방침이다.
모스푸드서비스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노트북과 무선랜 카드를 가지고 온 고객이 이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얻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무료로 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분기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컴퓨터 이용자의 점포내 체재시간이 통상 평균인 30∼35분보다 10분 이상 길어지고 그 효과로 매출도 4% 이상 늘어난 것으로 모스측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스는 인터넷 서비스 설치 점포수 확대를 지속적으로 진행함은 물론, 점포내 인터넷 이용이 활발해질 경우 통신요금의 유료화를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외국계 커피 체인점인 타리즈커피재팬은 지난해 말부터 도쿄 아카사카의 점포에서 고속인터넷 이용 설비를 설치해 모스와 같은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비즈니스가 활발한 지역에서는 인터넷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고 보고 정보화 체인점 수의 확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인 가스토는 지난해 말부터 30여 점포에서 터치패널 방식의 화면이 있는 컴퓨터를 점포당 16대씩 구비해 시험 서비스를 개시했다. 통신위성으로부터 송신되는 음악비디오, 스포츠 등 약 60종의 콘텐츠를 이 단말기를 통해 1회 50∼100엔 정도의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스토는 시험 서비스 결과 레스토랑 브랜드 제고 효과는 물론, 실제 콘텐츠 제공 사업으로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올해 4월말까지 약 930군데에 달하는 전 체인점에 이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1대에 1일 순수 콘텐츠 매출이 1000엔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점포내 정보화 진행의 배경에는 일본 경기침체와 함께 불황을 겪고 있는 외식업계가 제살깎아먹기식의 저가 경쟁에서 탈피,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분위기와 편안함을 무기로 고객을 끄는 새 전략의 하나로 인터넷 서비스가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현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