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광대역 콘텐츠 시장 달아오른다

 일본내 인터넷접속 서비스가 광대역 시대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발맞춰 광대역 콘텐츠 제공 사업 선점경쟁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배경=일본은 그동안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분야 세계 1위임을 과시하면서도 정작 인터넷 광대역 분야에서 뒤처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상황이 반전돼 ADSL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이미 300만 세대 이상이 초고속 인터넷을 즐기고 있으며 올해 내에 900만 세대가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시장 진입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광대역용 콘텐츠=인기 가수의 콘텐츠 생중계나 영화 예고편 상영, 음악 등 광대역 인프라를 이용한 콘텐츠사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의 제작·서비스 사업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야후. 야후는 올 초부터 영화종합정보서비스인 야후무비(http://movies.yahoo.co.jp)를 통해 15분 분량의 단편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달 20일까지 무료로 서비스되는 첫 드라마는 스스키 주연의 ‘음성안내를 따라 주행하세요’. 서비스 제공속도는 56Kbps,100Kbps, 300Kbps,1Mbps 중 네티즌이 선택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오는 7월말까지 작품 3편을 잇따라 서비스할 예정이다. 숏필름이 제작을 맡은 이번 기획은 광대역 환경에 걸맞은 영화 콘텐츠 모델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니가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인 사이버진닷컴은 오는 14일부터 프로그램 제작회사인 교토텔레비전과 함께 광대역 전용 드라마를 제작, 서비스에 나선다. 교토텔레비전이 3분 분량의 미니 드라마 10편을 제작하고 사이버진닷컴이 편당 100엔을 받고 서비스할 예정이다. 각 한편이 3분내 이야기를 완결짓는 것이 특징.

 이를 위해 최근 콘텐츠 서비스 사이트인 ‘브로드웨이 채널(http://www.brochan.net)’을 개설했다. 이번 시리즈는 인터넷 드라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앞으로 3개월마다 10개의 신작 타이틀을 지속적으로 제작, 콘텐츠를 추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TBS, 후지텔레비전, 텔레비전아사히 등 민방 3사는 최근 광대역 콘텐츠 서비스회사인 ‘토레소라’를 발족하기로 공식 합의하고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2억엔의 자본금으로 설립될 토레소라는 민방 3사가 각각 18.5%의 지분을 출연하고 NTT그룹 각사와 소니도 출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지상파에서 방송됐던 드라마나 음악방송은 물론, 인터넷 전용 콘텐츠 제작, 서비스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대역 광고도 주목=새로운 미디어인 브로드밴드 대두에 따라 광고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내 1위 광고사인 덴츠는 소니의 광고선전회사인 인터비전의 주식 40%를 약 17억3000만엔을 주고 취득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덴츠는 브로드밴드 시대의 도래에 대비해 인터넷 분야 기술과 광고선전의 노하우를 융합해 광대역 광고 시장에서도 선두를 확고히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업계 2위인 하쿠호도, 아사히신문계열인 다이코, 요미우리광고사 등 광고업계 3사는 지난해 ‘신세대 미디어의 공동 연구 개발’ 등에 관한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광대역 시대에 대응하고 나섰다. 이들은 ‘텔레비전과 같은 광고가 컴퓨터를 통해서도 구현가능한가’ ‘양방향 미디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주제를 공동으로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