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여행업계 온·오프 `희비`

 유럽의 오프라인 여행업계가 지난해 뉴욕 비행기 테러사건 이후의 경기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온라인 여행업계만은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쥬피터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유럽의 온라인 여행시장이 프랑스의 최저 11%에서부터 스페인의 최고 75%에 이르기까지 빠른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쥬피터는 오는 2006년까지 유럽의 온라인 여행시장 규모가 약 200억유로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에서 온라인 여행 사이트 이용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영국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월의 경우 약 600만명의 영국인들이 온라인 여행 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분야에서 다른 국가들을 압도한 것이다. 영국 다음으로는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510만명과 250만명의 방문객을 보유해 2위와 3위에 랭크됐다.

 영국인들은 온라인 여행 사이트 조회에 있어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인의 여행 사이트 조회시간은 한달 평균 37.4분인 것으로 나타난 데 반해 스위스인들은 그 반에도 못 미치는 17.9분만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인들에게 있어 인터넷을 통한 기차표 예매나 비행기 예약 등은 이미 친숙해진 일이다. 그러나 최근 유럽인들의 온라인 여행 사이트 이용은 이처럼 단순한 티켓예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온라인 사이트 이용의 주목적이 가족들의 휴가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목적지 선정에서부터 교통수단, 숙박시설, 예산에 맞는 휴가형태 설정 등에 이르기까지 여행에 필요한 일체의 구체적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할 수 있어야만 하며 또 필요할 경우 온라인으로 즉시 예약하는 일이 가능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유럽의 온라인 여행시장은 이런 구체적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소수의 대형 여행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익스피디어(http://www.expedia.co.uk), 독일의 라스트미닛(http://www.lastminute.com), 스페인의 렌페(http://www.renfe.es), 스위스의 마이스위칠랜드() 등이 모두 지난해 2배 이상 성장한 이런 유럽의 대형 여행 사이트다.

 한편 쥬피터는 이런 빠른 성장 속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여행 사이트들이 아직 오프라인에 비해 많은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이용객들의 문의나 불편사항 등에 응답하는 속도가 오프라인 여행사에 비해 훨씬 느리기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검색하다가도 의문 나는 점이 생기면 곧바로 오프라인 여행사를 찾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여행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용객들의 의사결정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다 신속한 피드백 과정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