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망 무선랜과 cdma2000 1x EVDO는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
통신사업의 미래 주력상품으로 꼽히는 무선데이터 시장선점을 위해 유무선통신사업자들이 초고속무선데이터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유선사업자와 무선사업자들이 각각 공중망 무선랜과 EVDO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유무선사업자간 경쟁구도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반적인 시각과는 달리 업계 관계자들은 공중망 무선랜과 EVDO는 대체재 성격보다는 무선데이터통신시장 자체를 키우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서비스 현황=KT는 지난달 1일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호텔 등에서 공중망 무선랜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중 서비스 지역을 1만여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로통신은 지난해 9월 서울 메리어트호텔 주변에서 시범서비스를 제공한 데 이어 지난달 1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중망 무선랜 상용서비스에 돌입했으며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롯데리아 등과 제휴하고 서비스 지역을 넓히고 있다. 데이콤도 신촌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오는 4월 1일부터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
EVDO 서비스는 현재 SK텔레콤이 서울과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상용서비스를 제공중이며 KTF와 LG텔레콤은 월드컵 개최 이전인 5월부터 서비스할 계획이다.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초고속무선데이터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공중망 무선랜과 EVDO는 경쟁하는 모습이다. 특히 두 서비스 모두 이제 형성되기 시작한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어 대체재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공중망 무선랜과 EVDO는 대체재 성격도 있지만 초고속무선데이터시장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점에서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EVDO는 현재 서울·인천 지역 위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월드컵을 기점으로 전국 단위 서비스로 확장될 계획이어서 서비스 영역(커버리지)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공중망 무선랜은 액세스포인트(AP)가 설치된 지역을 중심으로 EVDO의 2.4bps보다 빠른 11Mbps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은 공중망 무선랜의 경우 데이터 소비량이 많은 핫스폿을 주요 시장으로 설정하고 있다. EVDO의 경우는 이동성을 강조하면서 핫스폿 이외의 지역을 주요 시장으로 잡고 있다.
또한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중인 KT는 자회사인 KTF의 EVDO 서비스와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룹사 차원에서 조정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무선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인 SK텔레콤도 현재 서비스중인 EVDO의 영역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LG텔레콤도 관계사인 하나로통신·데이콤 등의 무선랜과 보완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완재가 되기 위한 과제=공중망 무선랜과 EVDO가 보완재로서 시장을 넓히려면 우선 공중망 무선랜과 EVDO 서비스가 연동될 수 있는 데이터 패키지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선랜 설치지역에서는 요금이 저렴한 무선랜으로 자동전환이 되고 AP가 없는 지역에서는 EVDO로 전환돼 소비자가 경제적으로 사용할 환경 조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무선랜은 종량제의 경우 1시간에 1200원인 데 반해 EVDO로 MP3 파일 하나를 받는 데 1만원 정도 요금이 나오는 등 가격차가 큰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에따라 소비자가 EVDO와 무선랜을 환경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기 위해서는 EVDO 요금 인하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