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업계 `M&A바람 `분다

미국 이동통신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http://www.ft.com)는 신규 감소 및 서비스 요금인하등으로 수익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미국 이통업계에서 경쟁에 탈락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M&A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90년대 들어 매년 20∼30%씩 증가하던 미국 6대 이통 업체들의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4%)으로 돌아서 총 2000만명에 그쳤다. 또 유럽계 은행 ABN-암로(http://www.abn-amro.com)는 신규 가입자 수 감소가 이통 서비스 요금 인하, 주가 폭락, 자금악화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이통 업체들의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비용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휴대폰 이용자가 미성년자와 노인 등으로 확산되면서 1인당 평균 매출액은 오히려 줄어들어 이통 업체들의 수익성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미국 6개 이통 업체들의 주가가 지난해 60∼87%나 떨어졌고 특히 최근 수주 사이에 주가 폭락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탈락하는 업체가 앞으로 속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로은행의 통신 애널리스트 케빈 로는 “지금까지 미국 이통 시장을 나눠 가졌던 6대 이통 업체들 중 적어도 2개 회사는 앞으로 1∼2년 안에 사라질 수밖에 없어 미국 이통 업계가 4강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스프린트PCS를 비롯해 넥스텔커뮤니케이션스(5위), 보이스스트림와이어리스(6위) 등이 피인수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스프린트PCS는 올해 여름 서비스 예정인 3G 서비스 네트워크는 물론 2.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M&A 대상 기업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또 176억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 넥스텔도 최근 해외사업부를 개편하는 데에만 10억∼20억달러의 추가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힌 후 주가가 지난 1년중 최저치인 3.55달러까지 폭락하는 등 M&A의 먹이감으로 전락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이 지난해 507억달러를 들여 매입한 보이스스트림도 최근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본사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M&A 시장에 나온 미국 이통 업체를 인수할 자금동원 능력이 있는 업체로는 세계 최대 이통 사업자인 보다폰과 이 회사가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 이통 사업자 버라이존와이어리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