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월드]CIO들의 새로운 고민

 ◆존 로버트(가트너 리서치 아태본부 부사장: john.roberts@gartner.com)

 

 요즈음 기업체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났다. 최고경영자(CEO)를 설득하는 것이다.

 90년대 후반 인터넷관련 투자가 한창일 때 정보화관련 예산을 매년 20∼30%씩 늘려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던 CEO들의 태도가 최근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CIO는 “노트북PC를 구입하는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CEO들이 간섭하고 있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CEO들도 할 말은 있다. “그 동안 엄청난 비용을 들여 IT관련 투자를 계속했는데 아직 이에 상응하는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지금처럼 IT에 많은 투자를 할 필요가 있는지 반문해보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CIO와 CEO들이 한정된 자원(IT예산)으로 최대의 성과(생산성 향상)를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정보시스템(IS)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다른 회사 IS 부서에 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는지로 IT투자의 효율성을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IT 투자의 목표가 ‘특정 사업단위’가 아닌 ‘회사 전체’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하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회사 경영 차원에서 IT의 진정한 가치는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창출된다. 애플리케이션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보다 낮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게 한다. 또 재고를 통제하고 원활한 의사 결정을 도우며 시장 출시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준다.

 따라서 IT분야 투자가치를 보다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IT 응용 프로그램이 회사 전반적인 비즈니스 활동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가트너는 이를 위해 6개의 평가기준을 마련, 활용하고 있다.

 △IT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프로세스는 어떤 형태가 됐을까 △같은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이 더 필요했을까 △IT로 인해 정보 처리속도와 가용성은 얼마나 향상됐나 △사람이 직접 관리했다면 재고는 얼마나 더 증가했을까 △공정 자동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공장 생산량은 얼마나 감소했을까 △IT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고객에게 제공하지 못했을 유익은 어떤 것이었나.

 IT투자에 대한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IT관련 예산(인건비 제외)이 약 1000만 달러라면 비용절감은 최소한 2000만∼3000만달러는 돼야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다면 IT 관리부서의 필요성은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각각의 핵심 IT 응용 프로그램이 창출하는 구체적인 부가가치를 조사해야 한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IT 및 마케팅 담당자들이 IT 응용 프로그램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수록 새로운 응용 프로그램 개발 및 기존 프로그램의 개선이 쉬워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의 CIO와 CEO들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IT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