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GPS 휴대폰 `히트`

 영국에서는 휴대폰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의 주요 메뉴를 살펴본 후 예약까지 ‘원클릭’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살고있는 10대들 사이에서는 최근 휴대폰으로 남자 친구가 방과후에 들르는 단골집을 찾아낼 수 있다. 프랑스의 한 중매 회사는 적당한 데이트 상대가 가까운 곳에 나타나면 휴대폰으로 연락해 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선진국인 유럽연합(EU)에서 휴대폰이 멀티미디어 메시징서비스(MMS)와 위성을 이용한 전지구 위치측정시스템(GPS) 등과 만나면서 그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상대방의 위치를 약 10m의 오차 한도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GPS 휴대폰의 장점을 살린 이통 서비스가 최근 유럽 각국에서 속속 출현, 휴대폰 가입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들 중에 프랑스의 웨브라스카(http://www.webraska.com)는 가장 가까운 선술집 정보를 제공하는 ‘펍 파인더(Pub Finder)’ 서비스를 최근 영국에서 선보이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이통회사 오렌지(http://www.orange.co.uk)를 통해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주점에서 판매하는 주요 주류와 안주 등을 검색한 후 마음에 들면 선술집 이름과 약도 등을 문자 메시지로 표시,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약 9000만명의 이통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영국 보다폰그룹(http://www.vodafone.co.uk)도 최근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독일 도시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미국 뉴욕 주에 있는 맵인포(http://www.mapinfo.com)에 의해 개발됐으며 가장 가까이에 있는 주점이나 영화관, 주유소, 현금 인출기 등의 위치를 알려준다.

 또 스웨덴의 ‘잇스얼라이브(It’s Alive)’라는 회사가 개발한 휴대폰 태그 게임은 여러 이통 가입자들이 휴대폰 하나만 가지고 거리에서 서로를 추격하는 게임으로, 모르는 사람들과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시그널소프트(http://www.signalsoft.com)도 최근 10대와 대학생 층을 겨냥해 친구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 현재 친구가 있는 장소와 그 곳까지의 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미혼 남녀를 소개해주는 중매 업체들까지 위치 기반 기술을 활용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중매 업체인 프리버(Freever)가 최근 유럽 이통회사들이 자사 데이트 주선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가입비율이 50∼70%에 달한 유럽 각국에서는 휴대폰을 이용한 이동전자상거래(m커머스)가 더 이상 낯선 구호가 아닌, 현실적인 비즈니스 수단으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