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에 적용되는 이동전화 상호접속료는 지난 2000년 원가와 오는 2006년까지 투자될 비용을 감안해 결정될 전망이다. 또한 이동전화시장의 유효경쟁 조성을 위해 사업자별 개별원가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정보통신부 고위관계자는 “이번에 산정되는 상호접속료는 이동전화 사업자의 미래투자분을 반영할 것이며 비대칭규제 차원에서 개별원가 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달 중 접속료 문제를 마무리 짓고 4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접속료는 실제 원가보다는 높고 현행 63.6원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KTF와 LG텔레콤의 접속료는 현행 방식보다 올라가게 돼 후발 사업자의 접속료 수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추진방안=현재 유력하게 검토중인 접속료 산정 방안은 지난 2000년 원가에 기초하고 사업자가 정통부에 제출한 중장기(2002∼2006년) 투자계획, 경영여건 변화, 통화량 등 미래원가 변동추세를 반영한 것.
이는 선진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기증분원가방식(LRIC) 중 미래원가부문을 차용한 방식이다. LRIC란 통신시장의 유효경쟁체제가 갖춰져 사업자간 접속 원가가 균형을 이루게 될 경우 이동전화 표준원가를 정하고 여기에 미래 설비투자부문을 가중하는 방법으로 오는 2004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방식은 2000년 실제 원가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표준원가를 기반으로 한 LRIC와 다르다.
또한 정통부는 접속료 적용 부문에 있어서는 사업자별 원가를 적용하는 개별원가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동안 원가가 저렴한 SK텔레콤과 상대적으로 비싼 KTF, LG텔레콤 등이 같은 수준의 접속료를 주고 받았으나 개별원가제가 시행되면 KTF와 LG텔레콤은 현행보다 높은 수준의 접속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미래원가 가중방식 도입의 의미와 배경=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접속료 산정은 비대칭 규제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개별원가제를 통해 통신시장 유효경쟁을 갖춘 뒤 선진국형인 LRIC 방식을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이동전화시장에서 아직 경쟁여건이 조성되지 못해 LRIC 즉각 도입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한시적으로 후발사업자에 혜택을 줘 ‘체력’을 키워 오는 2004년부터는 완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적용된 접속료와 2000년 실제원가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일시에 반영할 경우 SK텔레콤에 부담이 쏠리게 될 뿐 아니라 정통부가 2년 전 접속료 산정시 수요예측을 잘못했다는 시각도 나올 수 있다. 이같은 문제를 피하기 위해 미래원가 가중방식을 도입한다는 설명도 있다.
◇사업자의 반응 및 전망=정통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사업자는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개별원가로 인해 접속료 매출이 크게 줄겠지만 미래원가 방식이 도입돼 장기적으로는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KTF와 LG텔레콤도 개별원가로 인해 현행보다 많은 수익을 챙기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KTF와 LG텔레콤 등은 미래원가 방식이 도입됨으로써 SK텔레콤과 자사간 접속료 차이가 실제 원가 기반으로 했을 때보다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선후발사업자간 접속료 차이가 줄게 되면 후발사업자에 돌아올 몫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후발사업자간 원가계산에 있어 서로 상이한 회계기준이 적용되는 것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텔레콤은 네트워크 원가를 매년 같은 비중으로 상각하는 정률법을 사용했으며 후발사업자는 정액법을 사용했다. 이번 원가 산정도 서로 상이한 회계기준을 적용할 전망이어서 접속료 원가산정 방식 자체가 도마 위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