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런던시장에 주식을 상장한 일본 NTT도코모의 유럽 진출전략이 하나 둘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를 바라보는 유럽 통신업계의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 네덜란드의 KPN 모바일은 오는 16일부터 유럽에서 NTT도코모의 I-모드 휴대폰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I-모드 서비스는 KPN의 자회사 E-플러스를 통해 독일에서 먼저 실시되고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도 오는 4월과 6월에 동일한 서비스가 실시될 예정이라고 이 회사는 밝혔다.
영국과 이탈리아의 3세대 이동통신 사업권을 보유한 허치슨3G도 3세대 휴대폰 서비스와 관련해 NTT도코모의 기반기술을 이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회사가 KPN처럼 I-모드 서비스를 영국이나 이탈리아 시장에 직접 도입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NTT도코모는 프랑스의 오렌지와 뷰그텔레콤과도 다양한 상담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NTT도코모의 유럽진출 전략이 궁극적으로는 프랑스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이에 따라 프랑스 업체들과의 투자협정 체결은 물론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나 기술교환 같은 문제 등도 광범위하게 토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NTT도코모의 움직임을 토대로 런던금융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조만간 유럽의 이동통신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주식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진출을 위한 파트너 물색에 지분투자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NTT도코모가 런던과 뉴욕시장에 주식상장을 추진한 한가지 이유도 여기에 소요되는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NTT도코모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우다 요시노리는 타임스를 통해 오는 5월 NTT도코모의 주식을 5대 1로 분할할 예정이라고 소개하면서 유럽인들의 투자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럽 언론과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이런 NTT도코모의 전략에 대해 ‘공격적인 확장전략’이라고 평가하면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NTT도코모의 유럽진출 시기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일본과는 달리 유럽의 소비자들은 아직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NTT도코모의 유럽 파트너가 상대적으로 소규모 업체라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네덜란드 KPN의 경우 북유럽 시장에 영업이 한정되어 있는데다 NTT도코모가 약 20퍼센트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허치슨3G 역시 유럽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되는 홍콩계 기업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NTT도코모가 유럽금융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유럽 이동통신업체들의 주가하락으로 쓴 맛을 본 유럽 투자가들이 새로운 해외 이동통신업체에 얼마나 매력을 느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유럽의 분석가들은 NTT도코모가 공격적으로 유럽 이동통신업체들의 지분을 매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TT도코모가 이런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와 같은 성공을 유럽에서도 일구어 낼 수 있을지 사뭇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