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세계의 경제 강대국들이 기술표준과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시기에 우리나라가 미국·일본과 대등한 위치에서 MPEG 기술표준을 주도하는 국가로 부상했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밝게 하는 청신호로 우리 모두에게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주지하다시피 자국 기업들이 개발하거나 채택한 기술이 세계표준이 되면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다. 반면 세계 기술표준과 어긋나면 비즈니스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은 물론이고 엄청난 투자비를 날리게 된다.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최첨단 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기술표준 동향에의 적응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전체 MPEG 기술의 약 20%에 해당하는 총 55개 MPEG 관련 기술을 국제표준에 반영시킨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TV·IMT2000 등 디지털가전 및 정보통신에 사용되는 핵심기술의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제품보다 표준이 먼저 만들어지는 MPEG 7과 21분야의 경우 표준 제정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더 없이 반가운 일이다. 세계표준을 주도해야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성과는 관련 산업의 미래를 보증하는 쾌거가 아니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미국·일본과 동등한 위치에서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MPEG은 동영상을 압축·저장·전송하는 필요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국제표준화기구 정보기술위원회 산하의 전문가그룹을 의미하며, 그 기술의 종류에 따라 MPEG 1, 2, 4, 7, 21 등으로 나눠진다. MPEG 7은 영화 검색이나 일반 전자상거래에, MPEG 4는 이동통신 동영상 지원에, MPEG 21은 멀티미디어 전자상거래 등에 각각 활용된다.
현재 국제표준에 반영되고 있는 우리 기술은 DVD와 고선명 동영상 방송을 위한 압축표준인 MPEG 2 분야 3개 기술을 비롯해 MPEG 4 28개, MPEG 7 22개, MPEG 21 2개 등 총 55개다.
세계 각국이 이처럼 자국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반영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것은 부대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55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반영된 우리나라의 경우 DVD플레이어에 적용되는 MPEG 2 기술료로만 지난해까지 1800만 달러의 기술료 수입을 올렸을 정도다. 2000년도 이전에는 100만달러에 불과했던 MPEG 2 기술료가 2000년에는 400만달러, 2001년에는 1300만달러로 매년 3∼4배씩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TV 및 위성방송 셋톱박스 세계시장이 확대되고, IMT2000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MPEG 4 기술료 수입이 발생하게 되는 오는 2005년에는 기술료 수입이 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기는 이르다. MPEG 기술의 저변확대와 더불어 실용화 기술개발을 촉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MPEG 국제표준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멀티미디어 강국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