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덕 과학재단 이사장 cdkim@koef.re.kr>
현재 전국에 15개의 과학영재교육센터가 설치돼 내일의 우리 주역을 양성하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고 있다. 또한 내년 봄에는 과학영재학교가 첫번째 신입생을 맞는다.
건국이래 처음으로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과학영재를 의욕적으로 길러내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그런데 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중·고등교사나 대학교수들이 한결같이 영재교육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점은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인들의 인식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과학영재는 일반적으로 과학에 아주 특출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들로서 그 선별과 판단기준을 절대적 잣대로 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재란 단순히 남보다 상대적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너나할 것 없이 자신의 아이가 그 범주에 낄 수 있다고 생각해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그에 따른 시간과 예산 낭비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과학에 대한 기본개념 이해에 바탕을 두고 창의력 증진에 집중하는 아주 특수한 방식의 교육에 적응이 안돼 중도에 포기하거나 탈락해 아이나 부모가 자신들의 참모습을 찾는데 혼란을 줘 본의아니게 교육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과학영재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전문가들의 노력과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 본질이 한사람이 수십만, 수백만을 먹여살리며 국부 창출의 축이 될 가능성이 있는 극소수의 과학기술 인재를 확보하는 제도로서 평범한 다수를 위한 교육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국민을 상대로 과학영재교육의 목적과 취지를 충분히 알리고 계도나 계몽교육을 통해 올바르게 인식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여건상 아는 집 아이가 영재고 특수 교육을 받는다면 내 아이도 빠질 수 없다는 생각에 억지로 영재를 만들려고 한다면 이것은 불행이다. 영재성을 기른다는 것은 단순히 학업성적을 높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학영재는 신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합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