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 어느 제품이 사라지나…

 

 ‘어느 제품이 살아남고 어느 제품이 사라질까….’ 

 정보통신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HP와 컴팩의 합병에 대한 주주 찬반투표가 수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HP-컴팩 합병 후의 사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양사의 사업아이템이 겹치는 것이 많아 불가피하게 한쪽은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과 소식통들은 합병후의 ‘살생부’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는데 우선 HP의 기업용 데스크톱 PC인 ‘벡트라’와 노트북 PC인 ‘옴니북’이 퇴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 이들보다 대중성이 있는 컴팩의 ‘에보’라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가 합병사의 간판 기업용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컴팩의 제품 중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인텔기반 서버 ‘프로라이언트’와 개인휴대단말기(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아이팩’도 무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버그린의 최고경영자(CEO) 게리 그리피스는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있어 감정적인 면이 강하다”고 전제하며 “내가 만일 피오리나라면 컴팩의 제품을 살리고 대신 HP의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퇴출시킬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데스크톱, 노트북 시장과 달리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는 컴팩의 ‘트루64’ 유닉스 및 알파 서버가 ‘철퇴’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TM 등에서 사용되는 컴팩의 ‘히말라야’ 서버와 소프트웨어는 HP 제품군에 통합돼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리고 IT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스토리지 제품군에서는 양사 제품이 직접적으로 중복되지 않아, 두 회사 제품 모두 ‘무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에 불과하고 통합 작업에 가속도가 붙으면 어느 제품이 ‘유탄’을 맞을지 모른다. 한편 피오리나 HP 회장겸 최고경영자는 최근 애널리스트들과의 만남에서 “주총에서의 합병 통과를 예상하고 오는 4월 1일 고객들에게 공개할 3년간의 합병사 전략을 완성했다”고 밝혀, 장기적 제품 로드맵을 마련한 인상을 풍겼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