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료가 통신시장의 주요 핵심 이슈로 다시 등장한 것은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2일 정보통신정책토론회에서 이동전화시장 유효경쟁체제 확립을 위해 접속료를 조정하겠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시외전화 등 유선간(LL) 접속료는 경쟁상황을 고려해 산정·시행하고 있으나 이동전화간(MM) 접속료는 업력이 긴 SK텔레콤의 망원가를 기준으로 설정, 지난 2000년과 2001년에 사용해왔다. 양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이동전화에도 비대칭규제 차원에서 원가에 기반한 접속료 산정이 필요하다는 후발사업자의 입장과 이동전화라는 동일 역무간에는 동일접속료가 원칙이라는 선발사업자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개별원가제인가, 역무별 원가제인가=이동망 접속료 이슈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기존처럼 대표원가를 합리적으로 조정·시행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자 개별로 원가를 산출해 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접속료를 주고 받을 것인지에 관한 문제였다.
LG텔레콤은 완전한 개별원가제를 주장했고 KTF는 PCS사업자간에는 동일 접속료를, 셀룰러 사업자와는 차등한 접속료를 주장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동전화라는 동일 역무에는 동일 원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본지 2001년 12월 11일자 7면 참조
사업자들과 정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우세한 것은 개별원가방식. 우선 접속료 재정산의 주요 목적이 통신시장 유효경쟁 여건 조성으로 최하위 사업자에 최대의 혜택이 돌아가게끔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후발사업자와 SK텔레콤 원가간 차이는 얼마나 날까=접속료 적용 방식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자 다음 이슈로 등장한 것은 ‘후발사업자의 원가와 SK텔레콤간에 얼마나 차이가 날까’다. 사업자간 접속원가 차이가 접속료 수익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다. 이 때문에 후발사업자들은 SK텔레콤의 원가는 최대한 낮게, 자사의 원가는 최대한 높게 설정하기 위해 원가계산방법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본지 3월 8일자 7면 참조
후발사업자들은 향후 5년간 투자될 비용이 이번에 산정되는 접속료에 포함되는 것을 내심 꺼리고 있다. 순수한 원가를 기반으로 접속료를 산정할 때보다 미래 원가가 가중될 경우 자사와 SK텔레콤 접속료간 차이가 줄어들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KT도 우려하는 일이다. KT는 유선 대 무선(LM) 접속료 산정이 불합리해 자사가 SK텔레콤에 그동안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SK텔레콤 원가가 크게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거듭 제시해왔다. 본지 1월 18일자 7면 참조
하지만 이들의 주장대로 SK텔레콤 원가가 현행보다 대폭 낮아진다면 SK텔레콤의 수익구조가 급격히 변동하게 될 수 있다. 이럴 경우 SK텔레콤의 차기 투자분이 줄어들 뿐 아니라 망 운영 효율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후발사업자의 원가를 낮추려는 의도에도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 정통부의 고민이다.
이 때문에 실제 원가에 미래투자분을 가중,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오는 2004년부터 도입을 고려중인 장기증분원가(LRIC)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전화를 위해서도 이 방식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전화 상호 접속료가 최종 공표될 때까지 SK텔레콤의 원가를 낮추고 자사의 원가는 올리기 위한 사업자간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