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연구사업을 진두지휘할 연구회 이사장 선출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기초기술연구회·공공기술연구회·산업기술연구회 등 3개 연구회 산하 연구기관들은 요즘 ‘누가 연구회 이사장이 될까’를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미 이사회별로 3명의 후보가 추천된 상태이므로 13일께면 이들 가운데 한명이 각 연구회의 이사장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추천된 후보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무개씨는 전직 총리가 밀고 있다.” “또 다른 아무개씨는 청와대와 총리실의 최고 실력자가 모두 고등학교 동문이기 때문에 유력하다.”
이런 유언비어가 연구원에 떠돌면서 벌써부터 “누가 돼도 마찬가지일 것이니 기대하지 말자”는 패배주의적인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있어야 할 새로운 이사장 선임이 이처럼 불신과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연구회 소속의 출연연 기관장은 공모를 통해 엄격한 검증을 거치지만 이들을 통솔할 연구회 이사장은 추천에 의해 선임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계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옥상옥’인 연구회 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성급한 폐지론보다는 연구회 운영을 개선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더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잘 안된다고 곧바로 뒤집어 엎어버린다면 그 충격 또한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겪어왔던 시행착오를 줄여 연구회가 각 연구기관이 발전할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2기 연구회 이사장의 선출은 보다 객관적이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새롭게 선정된 이사장들은 대표적인 실패사례라고 할 수 있는 출연연의 구조조정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정책수립과 집행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대전=산업기술부·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