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P-별정 역무구분·식별번호 부여 등 관련 사업자들끼리 `이견`

  

 VoIP와 별정통신사업의 현안으로 떠오른 역무구분 및 식별번호 부여에 대한 사업자간 이견이 커 합의점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KT 도고수련원에서 열린 ‘VoIP 별정통신 전담반 워크숍’에 참여한 업계 및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워크숍은 각 주체간 의견이 다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체가 정확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고 표명을 한 업체도 입장을 변경할 여지가 많아 실질적인 논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워크숍을 주관한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입장을 유보하는 업체가 많고 산만한 가운데 의견정리가 안돼 다음주중 범위를 좁혀 밀도 있는 의견교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문제가 논의됐나=KT·하나로통신·데이콤 등 기간망 사업자와 SK텔링크·새롬기술·애니유저넷 등 VoIP업체, KISDI와 ETRI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워크숍의 주요 쟁점은 인터넷 전화를 기간통신역무로 분류해 일반전화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방안과 이에 따른 사업자의 지위와 진입장벽의 조정 문제다.

 별정2호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전화의 일반전화망(PSTN) 대체와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인터넷 전화사업 추진이 늘어나 기존의 역무구분을 수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기간통신사업으로 분류해 제도권 내로 수용하는 동시에 식별번호 부여, 상호접속기준 적용, 이용자 보호조치 제도 등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자는 것이 논의의 중심이다.

 ◇난항을 겪는 이유는=기존의 역무구분에 문제가 있다는 대의에는 의견을 모으면서도 논의가 난맥상을 보이는 이유는 진입장벽에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별정2호로 분류된 인터넷 전화업체들이 식별번호 부여, 상호접속기준 적용 등의 권리를 부여받고 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기간통신사업자의 허가를 받으면 될 것이라는 간단한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애니유저넷·SK텔링크·새롬기술 등 VoIP 업체들은 출연금을 내고서라도 기간통신사업자의 허가를 받아 사업을 활성화하고 진입장벽을 높여 업체의 난립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많은 업체들은 인터넷 전화가 아직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어서 기간통신역무로의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면 반발하고 일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인터넷 전화 업체 관계자는 “인터넷 전화사업이 안정궤도에 올라서지 못한 시점에서 사업자 지위를 강화하는 것은 많은 업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 전화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지 않는 기간통신사업자와 일부 VoIP업체의 경우에도 역무변경을 서두를 것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정보통신부와 KISDI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주체만으로 범위를 축소해 다음주중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관계자가 밝힌 주체는 대부분 기간통신사업으로의 분류와 출연금, 자격요건 강화 등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결국 역무 변경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터넷 전화의 원가구조를 분석해 기간통신사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결정하고 출연금을 부과하는 문제와 자본금 3억원의 자격요건만을 갖춘 별정 2호사업자의 인터넷 전화사업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기간의 추가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