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전자상거래 도입의 최종 목표는 웹서비스·"기업 내외 전산자원 유기적으로 통합한 협업시스템 구축하라"
인터넷의 영향은 최근 전세계 기업들의 경영환경까지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은 이미 대부분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연구소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 24시간 연구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를 흔히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이라고 부르는데 그 중심에는 인터넷이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은 또 부품조달부터 제조, 최종적으로 제품판매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활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는 이처럼 최근 전세계 기업들이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하는 전자상거래의 최종 목표를 ‘웹서비스’로 규정해 설명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와 공동기획하는 EC커런트 이번주 이야기는 인터넷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모델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웹서비스의 주요 내용과 이를 통해 기업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마련 등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전세계 기업들은 지난 90년대 주요 협력업체간에 각종 정보를 전자문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EDI’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EDI 시스템은 그동안 소수의 협력업체들만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기업들은 또 다양한 부품과 원부자재 등을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고관리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사와 재무·회계 등 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응용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 데도 비상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컴퓨터 환경을 표현하는 용어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비롯해 전사적(경영)자원관리(ERP),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등이 잇따라 등장해 각각 90년대 중후반까지 널리 사용됐다.
또 2000년부터는 기업경영에도 인터넷이 점차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그동안 기업들이 구축했던 전산자원을 인터넷 환경에 맞도록 개편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를 위해 등장한 개념이 바로 B2Bi(Business to Business Integration)다. ‘기업간 전자상거래 통합’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B2Bi는 부품공급부터 제품판매 등의 협력업체들이 구축해 사용하고 있는 전산자원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마치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즉 B2Bi는 기업과 기업, 기업과 전자장터(e마켓플레이스), e마켓플레이스와 e마켓플레이스 등 기업간의 전자상거래를 수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업무처리과정(비즈니스 프로세스)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B2Bi는 아직 기업이 협력업체 또는 이들이 소속된 e마켓플레이스 등 이해당사자들이 모인 특정 업체 사이에서만 통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제약을 없앤 것이 바로 ‘웹서비스’다. 따라서 웹서비스는 B2Bi보다 많은 업체들과 유기적인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이들은 각각 상대방에 대해 독립적이라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림1 참조
또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최종 단계에 해당하는 웹서비스에 대해 논할 때는 컴퓨터 등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못지 않게 첨단 IT가 만들어내는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기업간 협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웹서비스의 주요 특징으로는 3가지를 들 수 있다. 웹서비스는 우선 기존 EDI와 B2Bi 등의 폐쇄적인 전산시스템들과 달리 여러 종류의 플랫폼(예를 들면 자바와 닷넷, 웹메소드와 비트리아 등)을 사용하는 이기종 컴퓨터 시스템간에도 자유롭게 전자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웹서비스는 또 최신 컴퓨터언어인 확장성표기언어(XML)로 작성한 것이라면 회사마다 문서형식이 다르더라도 인터넷에서 이를 교환, 사용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마지막으로 웹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업체의 대상에 아무 제한을 두지 않는 시스템의 유연성도 웹서비스의 큰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앞으로 10여년 동안 미국기업들이 웹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향상되는 생산성이 총 1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신상품 개발과 제조, 마케팅 등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제조업체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연구소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 24시간 연구개발(R&D)을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R&D 비용의 약 15%를 줄일 수 있다.
두번째로 제조업 중에서 직물 등 원자재 업체들의 경우 제품원료를 공급하는 회사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원자재 업체들은 전자상거래 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생산성 향상분의 약 80%를 거둬들일 전망이다.
세번째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소매업체들을 주로 상대해야 하는 도매업체라면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대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상비용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도매업체들도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도입으로 인해 발생할 생산성 향상분의 약 60%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는 벌써부터 세계 유명 기업들 사이에서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주는 웹서비스가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는 철도 및 트럭 운송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최신 현장정보를 수집, 운송중에 있는 자사 자동차가 현재 어느 곳에 도착해 있는지 파악한 후 이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즈톡’이라는 서버 프로그램을 사용해 구축한 웹사이트를 통해 전국의 자동차 판매상(딜러)들에게 알려줄 정도로 웹서비스에 적극적이다.
델컴퓨터도 2시간마다 컴퓨터 조립공장의 작업현황을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CPU 등 주요 부품의 재고를 항상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공장에서 조립하는 반도체 관련장비의 작업공정까지 정확하게 파악해 회사경영에 응용하고 있다.
웹서비스 도입전략
◇XML 도입=무엇보다도 최신 컴퓨터언어인 XML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XML은 서로 다른 형식으로 작성한 자료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최근 미국에 있는 481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XML 도입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58%의 기업들이 XML 도입을 마쳤거나 현재 추진하는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참조
◇목표설정=또 기술보다 경영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해야 실수가 없다. 예를 들어 온라인주문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을 웹서비스를 도입하는 1차 목표로 삼는 방안 등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하다.
◇업체선정=웹서비스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이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BEA시스템스와 오라클 등도 웹서비스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전문업체도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웹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체로 바우스트리트(Bowstreet)와 아이오나(IONA)테크놀로지 2개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웹서비스 시스템통합분야에서는 팁코(TIBCO)와 웹메소드가, 웹서비스 네트워크 운영분야에서는 GE글로벌익스체인지서비스 등이 각각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