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고 가장 앞선 선진국인 반면 중국은 가깝고 우리보다 한수 아래여서 늘 만만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이나 낙관은 금물이다. 바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은 한국 CDMA업계의 노다지광맥으로 각광받았다. CDMA서비스가 채택되고 장비가 공급되고 단말기공급권도 주어졌다. 한국이 중국에서 CDMA로 돈을 버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인양 모두가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꿈은 벌써부터 빛이 바래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의 시범 서비스 품질이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내 업체들은 행여나 자신들에게 중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질까 두려워 제품 판매조차 꺼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부랴부랴 판매목표를 줄이며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내달 초에 차이나유니콤 사장이 방한을 한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CDMA서비스 품질문제와 가입자 유치문제 해결을 위해 종주국인 한국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인 듯하다. 한국기업 못지 않게 차이나유니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자신들이 직접 50만대를 구입해 가입자들에게 판매하겠다고 나서겠는가.
이번 차이나유니콤 사장의 방한은 차이나드림에 들떠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아무리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시장이지만 나름대로 사정과 애로사항이 있게 마련이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이 어려운 난관을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차이나유니콤과 국내 업체들은 분명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서로가 도울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도와야 한다. 차이나유니콤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지원도 해결책은 아니다.
만리장성 너머 중국은 우리가 가만히 있다고 해서 아니면 무조건 헌신한다고 해서 금을 캘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머리를 맞대고 이해와 득실을 곰곰이 따져가며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찾기를 바란다.
차이나드림은 꿈이 아니라 우리가 개척해 나가야 할 현실의 땅이다.
<정보가전부·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