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차세대 윈도 `롱혼`에 DB 기능 추가 기업용 SW시장서 `도박`

 마이크로소프트(MS)의 롱혼(Longhorn)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차세대 윈도가 데이터를 저장, 검색할 수 있는 일종의 데이터 베이스(DB) 기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윈도의 막대한 시장 지배력을 감안할 때 MS의 이번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되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판도를 단번에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컴퓨터 사용자와 기술 구매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막대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업은 아웃룩·오피스 등 MS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디자인을 재편해야 하는 등 막대한 시간과 인력이 요구되고 있어 만일 실패할 경우 그만큼 MS에 타격도 클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는 ‘MS의 도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롱혼에 새 파일 조직 소프트웨어 추가=차세대 윈도인 롱혼(Longhorn)에 새로운 파일 조직 소프트웨어를 집어 넣으려는 이유는 윈도가 데이터를 더 쉽고 빠르게 찾으며 믿을 만하게 저장하기 위해서다.

 오래된 파일시스템을 현대의 데이터베이스 기술로 바꾸면 윈도가 해커의 공격에 더 강하고 패치(기능 보완판) 발행이 더 쉬워지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 작업은 MS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디자인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와 관련,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롱혼에 새 데이터 저장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윈도의 셀을 새롭게 장식해야 한다. 특히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와 전자우편 소프트웨어인 ‘아웃룩’의 경우에는 더 그러하다”며 “우리는 이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매우 힘겹다”고 C넷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위험한 도박=하지만 발머는 아직 이러한 계획이 위험한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현재 아웃룩, 워드 등 각 윈도 프로그램은 자체의 데이터 저장 방법을 가지고 있다. 또 이들은 서로간 매우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윈도의 디자인과 네트워킹 기술이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특별한 프로젝트에 맞는 모든 전자우편과 서류 그리고 표양식(스프레드시트) 등을 모두 검색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MS는 윈도에 DB 기능 추가라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MS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OS에 DB 기능을 부가하는 아이디어는 애초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가 냈다”며 “오라클은 MS가 고민하고 있는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2년전 OS가 아닌 DB와 함께 작동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들이는 기능의 인터넷 파일 시스템(IFS)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만일 MS의 계획이 성공하면 경쟁업체를 일거에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하지만 오라클보다 개념 구현이 늦었고 또 MS가 선전한 대로 차세대 윈도가 작동 안될 때는 큰 봉변을 당할 것”이라며 MS의 도박을 경고했다. 또 대기업들이 현존 윈도 채택에 더딘 걸음을 보이는 것도 MS에 부담이다. 아직 대기업들은 3년전 나온 윈도2000은 물론 지난해 나온 윈도XP 설치에도 준비가 안된 곳이 많은 실정이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길핀은 이에 대해 “MS의 위대한 꿈이다. 하지만 실현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비관론을 폈다.

 ◇10년전에도 비슷한 프로젝트 가동=MS가 롱혼에 새 파일 조직 소프트웨어를 집어 넣는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가장 큰 도전은 어쩌면 외부보다 내부에 있다. MS는 90년대초에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 바 있는데, 당시 MS는 객체파일시스템(OFS:Object File System)을 OS에 접목하는 ‘카이로’라는 야심찬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발진시켰다. 카이로 프로젝트는 결국 윈도2000 운용체계에 접목됐지만 파일시스템 작업이 복잡하다는 이유와 내부 이견으로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 채 사장됐다.

 발머는 “수년간 새 파일시스템 연구에 힘을 기울여 왔으며 마침내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진보를 다시 이룰 것”이라며 롱혼에서 다시 OFS를 부활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