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어세스와 루머

 요즘 국내 네트워크업계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회사는 단연 코어세스(옛 미디어링크)다. 지난해 ADSL장비를 2억달러 이상 수출한 이 회사가 올해 5억달러 규모의 네트워크장비를 수출하겠다는 야심찬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오는 2004년까지 매출 1조원을 돌파한다는 당찬 목표를 세우고 국내는 물론 중국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공장건설에 나서면서 네트워크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어세스는 이같은 새 출발을 기념하듯 최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메디슨벤처타워를 약 300억원에 인수, 사옥이전을 단행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연간 매출이 200억원대에 불과했던 회사가 이제는 300억원짜리 사옥을 갖게 된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코어세스의 거침없는 행보에 부러움과 질시가 섞인 각종 루머들이 나돌고 있다. ‘지난해 수출한 제품에 대량으로 불량이 발생해 올해부터 수출확대가 어려울 것’ ‘본사이전과 공장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 자금난이 우려된다’ 등 매터도성 루머에다 심지어는 ‘메디슨벤처타워의 주인들은 그동안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부도를 냈다’는 질시섞인 비이성적인 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물론 코어세스측은 “전혀 근거가 없는 악성 루머일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또 메디슨벤처타워 주인의 부도설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어세스의 최근 행보와 관련, 이런 부정적인 말들이 퍼지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욱이 최근 벤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속에서 코어세스가 성공신화를 일궈낸다면 많은 벤처기업들에 새로운 도약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코어세스도 최근의 소문을 무시하고 한 귀로 듣고 흘려서만은 안된다.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타당한 근거가 있어 사옥을 이전했다 하더라도 30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메디슨벤처타워를 인수한 것은 벤처기업답지 못하다는 비판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빛도 안드는 지하사무실에서 많이 고생했고 이제는 그 대가를 좀 누릴 때가 됐다”는 코어세스 관계자의 말도 분명 일리는 있다. 다만 ‘이제는 좀 누릴 때가 됐다’는 생각이 회사를 세우고 그동안 노력해온 ‘벤처기업의 초심’을 잃게 하는 최악의 경우로 이어지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엔터프라이즈부·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