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월드컵·대선과 SW 산업

 ◆<볼랜드코리아 최기봉 사장 kbchoi@borland.com> 

 월드컵 열기가 점차 무르익어가고 있다. 대선 예비주자들이 대권을 향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소프트웨어산업의 시장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월드컵과 대선이 소프트웨어 산업과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까. 언뜻 그다지 긴밀한 관계를 가지지 않을 듯이 보인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월드컵과 대선이 올해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에 막강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들리는 말로는 2002년도에는 월드컵과 대선이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불법단속이 실시되지 않을 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소프트웨어산업은 불법단속하는 해와 비켜가는 해의 매출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작년 A사의 경우 불법단속이 있었던 상반기의 매출이 단속이 없었던 전년 대비 144% 성장했지만 하반기에는 단속이 없어 51% 감소했다.

 여기서 우리는 소프트웨어 불법단속을 해야한다, 하지 말아야한다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정품 사용을 촉진하여 국내 소프트산업의 발전을 기하고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국가경쟁력을 가져 소프트웨어 강국을 건설함으로써 선진국으로 가는데 일등공신이 돼야할 소프트웨어산업에 웬 정치 논리가 적용돼야만 하는가에 있다.

 소프트웨어 불법단속은 어느 한 개인이나 특정기업의 매출이나 부의 증대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특히 정치와 관련해서 어느 특정 정당과 연계돼서도 안될 일이다. 또한 일부 외국 기업의 사주를 통해 진행되어서도 안될 일이다.

월드컵이 개최되면서 축구 중계와 함께 우리나라의 IT기술 또한 전세계에 널리 소개될 것이고 일본의 IT 기술과 비교되는 좋은 기회를 가질 것이다. 아직도 국내의 많은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불법복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술 수준은 거의 세계적임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이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을 발전시키는 지름길인가를 알고 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풍토를 일반화하고 정품 사용률을 높임으로써 내수만으로도 국내업체들이 안정된 이익을 확보할수 있는 시장 여건이 조성되면서 국제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IT인프라와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건 월드컵에 환호하고 민주주의의 꽃인 대선으로 인해 어느해보다 격동의 한해가 될 듯하지만 그 열기가 큰만큼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