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신문 머릿기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왕년의 스타들이 작은 규모이지만 웹 사이트에서 계속 활동중이다. 이 중에는 자신의 이름이 일반 팬들 입에 더 이상 오르내리지는 않지만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는 흘러간 스타들도 있다. 언론 매체의 스포트라이트가 다른 인기인에게로 옮겨갔다해도 웹 사이트에서 각광받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1970년 부인과 두 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제프리 맥도널드 박사는 지금도 변함없이 범인은 자신의 집에 침입한 괴한들이라고 강변한다. 맥도널드 박사의 일화는 ‘치명적 환상이라는 베스트셀러 소재로 사용되고 이는 다시 TV 미니시리즈로 제작됐다. 맥도널드 박사의 변호인단은 법원으로부터 DNA 검사를 허락받고 관련 웹 사이트 (http://www.themacdonaldcase.org)까지 개설했다. 이 사이트를 방문하면 그린베레 군의관 출신인 맥도널드 박사의 개인 메시지를 읽고 그에게 e메일을 보내거나 사건관련 정보를 접할 수도 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토냐 하딩에 관한 자료를 게재해 놓은 웹 사이트 (http://www.tonyaharding.org)도 있다. 하딩 선수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겨울 올림픽이 개최되기 몇 주 전 라이벌인 낸시 케리건 (Nancy Kerrigan) 선수를 쇠몽둥이로 가격한 사건에 연루돼 타블로이드판 신문 1면을 장식한 적이 있다.
하딩 선수 웹 사이트에 접속하면 숱한 사진과 비디오 말고도 그녀의 근황까지 살펴볼 수 있다. 지난 13일 폭스TV로 중계될 권투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인 폴라 존스와 관련된 웹 사이트(http://www.gargaro.com/paulajones.html)도 있다. 성희롱 혐의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고소했다가 기각당한 바 있는 그녀는 성인잡지 펜트하우스의 누드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유명 운동선수들의 웹 사이트는 대개 과거 화려한 경기전적으로 수놓아져 있다. 뉴욕 양키스 선수였던 요기 베라는 야구생활 50년 동안 “경기는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말로 유명하다. 베라 선수의 공식 사이트(http://www.yogi-berra.com)에 들어가면 그의 전기와 이른바 ‘요기즘’ 페이지, 온라인 상점, e메일 링크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
미국 뉴저지주 리틀폴스 소재 요기 베라 박물관은 왕년의 올스타 포수, 감독, 매니저인 그의 전기를 화보와 함께 자체 사이트(http://www.yogiberramuseum.org)에 올려 놓았다. 은퇴한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의 스타 매직 존슨 선수는 이제 레이커스 구단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웹사이트(http://www.magicjohnson.org)는 스포츠보다 도시 빈민을 위한 봉사활동에 더 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티즌들이 존슨의 사진이나 전기를 접하기 위해서는 매직 존슨 재단 아이콘을 클릭해야 한다.
미국 제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와 그의 부인 로잘린 카터는 1981년 백악관에서 물러난 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비영리기구 카터센터를 설립했다. 평화와 인권신장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카터센터 웹사이트(http://www.cartercenter.org)는 대부분 자체 프로그램으로 가득하지만 카터부부의 근황에 관한 정보도 싣고 있다.
일반 무대나 스크린, 브라운관을 떠나 웹에서 활동중인 흘러간 스타들도 적지 않다. 1970 ∼80년대 슈퍼스타인 영화배우 버트 레이놀즈는 지금까지도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1997년 영화 ‘부기 나이트’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 후보까지 올랐었다. 레이놀즈의 웹사이트 (http://www.burtreynolds.com)에는 그가 추구하고 있는 프로젝트 일부가 소개돼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지난해 5월 이래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트 방문객은 온라인 여론조사에 참여, 그가 출연해줬으면 하는 영화의 성격에 대해 알려줄 수도 있다. 영화팬이라면 1977년 디스코 열풍을 몰고 온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주인공 존 트래볼타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여우 캐런 린 고니를 기억할 것이다.
고니의 웹사이트(http://www.karenlynngorney.com)에는 잊을 수 없는 숱한 사건은 물론 그녀가 그린 그림들, 그녀가 부른 노래를 담은 한 장의 CD, 그녀의 근황이 소개돼 있다. 고니는 TV 주간 드라마 ‘올 마이 칠드런’에서 지난 70년대 자신이 맡은 천진난만한 소녀 태라 마틴역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압력을 넣어달라고 네티즌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고니는 당시 세번째 결혼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켜 드라마에서 중도하차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왕년의 록밴드들 사이트도 눈에 많이 띈다. 70∼80년대 인기 뉴웨이브 그룹 토킹 헤즈는 지난 91년 해산됐지만 팬들은 토킹 헤즈 웹사이트(http://www.talking-heads.net)에서 그룹 멤버들의 근황을 소개하고 게시판, 채팅룸까지 운영하고 있다.
1960년대 하반기부터 70년대 상반기에 걸쳐 활동했던 가수 게리 퍼켓과 그의 밴드 유니언 갭은 `우먼, 우먼`, `영 걸` 등 많은 히트곡을 내놓았었다. 유니언 갭은 이미 오래 전 해산됐지만 퍼켓은 여전히 가수로 활동중이다.퍼켓의 웹 사이트 (www.garypuckettmusic.com)에는 온라인 상점이 개설돼 있는 데다 팬클럽 정보, 공연일정, 최근 온라인 대중문화 비평지 `팝매터스`와 가진 회견 내용도 실려 있다.퍼켓은 웹 사이트에서 자신의 스타 시절은 물론 크리스마스 CD 등 새로 선보인 작품을 소개하고 새 앨범 제작 계획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그는 현재 기획중인 새 앨범에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들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켓은 "화려했던 과거에 얽매여 떠벌리며 다니기보다 웹 사이트에서 계속 활동하며 속내를 다소나마 털어놓을 수 있어 좋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