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은 수요층이 포화상태에 있는 가운데 고객도 새로운 제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전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아니면 주목을 받기 어렵지요. LG는 유럽 GSM·GPRS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다양한 고객지원전략을 수립해 점진적인 유럽통신사업자 확보전략을 통해 차근차근 시장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 14일 LG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세빗 전시장을 찾은 김종은 사장은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유럽 이동통신단말기 시장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남유럽을 집중공략해 유럽시장의 교두보를 다질 계획입니다.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 등 세 나라를 유럽시장의 전초기지로 삼겠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한국인과 기질적으로 비슷하다는 점도 감안했습니다.”
김 사장은 노키아가 세계 GSM·GPRS단말기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이긴 하지만 독점적 지위를 남용, 사업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유럽시장의 성공적 진입 가능성을 낙관했다. 그가 후발주자로서 시장에서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로 든 예 중 하나는 게임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노키아클럽이 서비스사업자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는 점 등이다.
김 사장은 유럽 GSM·GPRS시장 상황이 전환점을 맞고 있는 만큼 이같은 환경변화와 후발주자의 이점을 살려 승부를 걸 생각이다.
또 통신망이 미약한 사업자에 섣불리 제품을 공급하기보다 이탈리아의 TIM, 옴니텔, 윈드 등과 같은 사업자들과 제휴해 차곡차곡 기반을 다지겠다는 생각이다.
“폴더형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향후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화면이 커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폴더형이 최적입니다.”
올해 유럽시장에 100만대의 단말기 공급을 목표로 하는 LG는 노키아를 견제하는 통신서비스사업자들의 이해관계를 감안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에릭슨과 알카텔 같은 회사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긴 공백을 채워나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 올해 유럽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디자인을 가장 중시한 모델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오는 16일 이곳 세빗전시장에 참가한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LG전자 산하 10개 통신단말기부문 법인장 회의에서 “GSM·GPRS단말기 사업부문의 성공적 유럽시장 진입을 위해 △유럽지역 단말기 테스트센터 설립 △세일즈맨 확충 △프로모션 활동계획 등을 협의하고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3G방식의 GSM 단말기인 UMTS 출시시기는 내년”이라고 덧붙였다.
<하노버(독일)=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