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에서 광대역 인터넷 보급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FCC는 최근 이같이 결정하고 이 조치로 케이블 모뎀 인터넷 서비스 규제가 줄어 이 부문 투자와 기술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미국내 광대역 접속을 촉진해 소비자들이 고속·고품질·저가의 인터넷 서비스를 앞당겨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AT&T브로드밴드·컴캐스트·콕스커뮤니케이션스 등 대형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경쟁업체에 개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AOL타임워너는 합병당시 네트워크 개방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어 예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인터넷업계 관계자들은 케이블 모뎀에 이어 전화업계에 대한 규제가 해제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렇게 될 경우 케이블 모뎀은 물론 전화업체가 제공중인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서비스 등이 활성화되면서 미국에서 광대역 인터넷 보급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케이블업계는 환영일색을 나타내고 있고 전화업계도 규제 해제를 기대하며 반기고 있다.
미국 케이블·통신협회(NCTA)의 로버트 작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는 매우 적절하다”며 환영의사를 나타냈고 전화업체인 SBC커뮤니케이션스의 패트리샤 힐 부사장도 “광대역 서비스로 분류되는 케이블 모뎀이나 전화업체가 제공중인 DSL은 동일한 규제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FCC가 DSL에 대해서도 케이블과 같은 잣대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화·케이블 업체들으로부터 회선을 임대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중인 어스링크는 이번 결정이 “케이블 업체들의 독점을 강화시켜 소비자의 선택기회를 박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키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본더 하르는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이번 조치가 고속 인터넷을 확산시킬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케이블 모뎀 시장이 개방되지 않으면 발전이 더딜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FCC의 이번 조치로 케이블 업체들이 지방정부에 납부하던 프랜차이즈 비용을 내지 않아도 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대 3달러 정도의 케이블 인터넷 요금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