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모드의 유럽시장 공략 무기는 포르노!’
일본 NTT도코모가 자사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인 ‘i모드’의 성공적인 유럽상륙을 위해 성인물을 첨병으로 삼았다.
외신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지난 16일(현지시각)부터 유럽 최초로 독일에서 제공되는 i모드 서비스로 포르노 콘텐츠를 활용키로 했다.
i모드의 포르노 콘텐츠는 덜 노골적인, 이른바 ‘소프트코어(Softcore)’물로 도코모 측은 일본 이상으로 개방된 성풍조를 가진 유럽에서 이 콘텐츠가 부담없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비스에 앞서 NTT도코모의 유럽 책임자인 나츠노 다케시는 “일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콘텐츠”라면서 유럽인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막상 뚜껑이 열리고 핵심 콘텐츠가 성인물로 드러나자 경쟁 업체들은 무릎을 쳤다. 매우 적절한 전략으로 도코모에 허를 찔렸다고 입을 모았다.
성인물은 일본에서도 이미 성공을 거둔 콘텐츠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그러나 도코모는 일본 통신업계 대표기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일본에서는 차마 드러내놓고 성인물을 서비스하지 못했고 따라서 유럽에서도 도코모가 성인 콘텐츠를 제공하리라라고 예상한 관계자는 거의 없었다.
도코모는 이러한 일반의 예상을 깨버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인다운 상혼’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휴대폰이 아직까지는 성인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보급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만을 앞세운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도코모 측은 “성인물은 말 그대로 성인들을 위한 것으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다 미성년자의 이용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서 “뉴스와 날씨·음악·게임·전화벨소리·스크린세이버·지도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된다”고 해명했다.
도코모와 제휴를 맺고 유럽에서 i모드 서비스에 나서는 네덜란드의 KPN텔레콤 측은 i모드가 유럽에서 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절한 콘텐츠가 적절한 단말기에서 제공되는 것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KPN 측의 이러한 예상은 설득력을 갖는다. 한때 KPN은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을 기반으로 i모드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있다. 결과는 쓰라린 실패. 하지만 i모드는 흑백서비스였던 WAP과 달리 컬러인데다 전송속도도 훨씬 빨라 과거와 다른 결과가 예상된다.
i모드의 다음 목표는 KPN의 홈그라운드인 네덜란드 시장이다. 손바닥 뒤집듯 시장장악이 쉬울 것 같지만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영국의 심비안이라는 강자가 뛰어들 예정이다. 더욱이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점이 유럽에서 도코모의 앞날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코모에 앞으로 남은 과제는 제휴라고 말한다.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말기 업체에서부터 콘텐츠 제공업체에 이르기까지 끌어모아 다양한 콘텐츠와 함께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성인콘텐츠를 통해 유럽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