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주주들 컴팩과 합병 아직까진 반대가 많아"

 세계 정보통신(IT) 업계 사상 최대 합병 규모인 HP-컴팩 합병에 대한 HP 주주들의 찬반투표가 미국시각으로 19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각 20일 새벽) 실리콘밸리 HP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할 경우 PC·서버·스토리지 등 세계 컴퓨터시장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 양사는 지난해 9월 합병 사실을 처음 발표한 이래 지난 6개월간 “합병만이 양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주장해와 부결될 경우 그만큼 현재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노출 시킨 꼴이 되므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컴팩보다는 인수자인 HP가 더 상처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실제 만일 양사 합병안이 부결돼도 카펠라스 컴팩 최고경영자는 자리를 유지하는 데 반해 피오리나 HP 최고경영자는 퇴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병 찬성 측과 반대 측은 지난 5개월간 위임장을 통한 치열한 표대결을 전개, 홍보비만도 무려 10억달러 가량 써왔는데 투표를 하루 앞둔 현재까지 드러난 판세는 일단 반대 22% 대 찬성 9%로 반대 쪽이 우세한 편이다.

 ◇누가 찬성하고 반대하나=19일 90만명에 달하는 HP주주들을 대신해 수백명의 주주들이 실리콘밸리 HP 강당에 운집, 64년 역사의 HP에 상전벽해의 변화를 가져다 줄 역사적 한표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표대결이 박빙으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까지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기관들은 바클레이 글로벌 인베스터(지분 3.10% 소유)를 비롯해 풋남(2.51%), 얼라이언스 캐피털(2.34%) 등이다. 가장 최근에는 인텔이 찬성하는 쪽에 가담했는데 찬성하는 측 지분을 모두 합하면 약 9%에 달한다. 그리고 반대하는 진영은 18%의 지분을 보유한 HP 창업자이자 대주주 휴렛&패커드 재단을 비롯해 브랜디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1.30%), 웰스파고(0.36%) 등 총 22.45%에 이르고 있다.

 양측의 승부가 워낙 박빙세여서 총 5.9%의 지분을 가진 두 대형 기관 캐피털 리서치·매니지먼트와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입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반대하는 쪽은 한결같이 “합병이 HP의 최대 수익원이자 효자 아이템인 이미지·프린터 사업의 전력 약화만을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HP 등 찬성 쪽은 “컴팩과의 시너지 효과로 매출과 수익이 더 늘것”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부결될 경우=양사 합병안이 승인되면 HP 등은 계획대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IBM을, PC 분야에서는 델, 그리고 서버 분야에서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제치고 세계 제일의 IT업체가 되기 위한 통합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부결땐 양측 모두 타격이 예상되는데 특히 HP의 대대적 경영진 물갈이 등 HP가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컴팩의 경우 이미 부결에 대비해 독자 생존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말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양측이 주주 위임장을 통한 표대결을 벌이고 있어 최종 결과가 수주일 후에 나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