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美 벤처캐피털들 몸집줄이기 `시동`

미 벤처캐피털(VC)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찰스리버벤처스, 하이랜드캐피털 등 대형 VC들이 잇따라 자신들에게 투자자들이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인력 및 펀드감축 조치로 다운사이징에 나서고 있다. 이는 펀드 투자자들이 일부 VC들이 높은 수수료 덕분에 100만달러 가까운 연봉를 챙기는데 불만을 갖고 이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들 투자자는 지금까지는 조용히 품위를 지켜왔다. 스탠퍼드, 예일, 하버드 등 대규모 대학재단은 그 동안 장기적 관점에서 이들 VC에 투자하고 별다른 잡음없이 이를 지켜보아온 처지다.







 팰러 앨토에 있는 소형 VC인 서터힐벤처스의 빌 영거 파트너는 “이들 투자자가 이제 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지 반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VC 펀드 투자자들은 보통 수년이 걸리는 펀드 투자기간 동안 수수료를 꼬박꼬박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VC들은 이제 투자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높은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게다가 임대료 등 VC들의 비용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실리콘밸리의 VC들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압력에 밀려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샌드힐 로드에 있는 유력 VC인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 & 바이어스는 뛰어난 수익률을 자랑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기업으로는 아마존닷컴, 아메리카온라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클라이너퍼킨스의 소식통들은 이 회사가 투자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형식상의 변화는 없지만 펀드운영을 투명하게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의 투자를 중단해 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뒤 새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펀드 규모는 5억달러로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부지역의 CRV는 실리콘밸리 사무소에 있는 세명의 파트너 중 두명을 포함해 모두 네명의 파트너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아울러 지난해 조성한 12억달러의 펀드규모를 줄이기로 했는데, 얼마나 감축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섯명이었던 CRV의 파트너는 지난 2년간 12명으로 두배 증가했다. 지난 2000년 조성된 펀드도 겨우 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조성된 펀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CRV를 떠난 파트너는 2000년 멘로파크에 사무소를 개설한 그렉 월도프, 워렌 웨이스, 보스턴의 파트너인 조너선 구어스터와 조 티베츠다.









 월도프는 CRV를 떠나는 것을 확인하면서 “CRV에는 뛰어난 투자자들이 모여있다”고 치켜세웠다. 거의 10년간 실리콘밸리에서 일해온 월도프는 이 곳의 다른 VC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랜드캐피털도 샌프란시스코의 케이스 벤자민 파트너를 내보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전직 투자은행가들처럼 벤처거품 시대에 VC에 합류한 벤자민은 팻브레인닷컴, 더맨닷컴 등의 닷컴기업에 투자했다.







 아울러 보스턴에 본사를 둔 채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배터리벤처스도 다운사이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메리 콜먼의 영입계획을 취소했다.컴벤처스는 최근 조성한 펀드의 수수료를 2.0%에서 2.5%로 낮췄는데, 이에 따라 이 회사 파트너들의 급여는 200만달러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또 다른 대형 VC인 모어, 다비도벤처스가 규모를 20% 줄인 6억5000만달러 짜리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VC들의 이 같은 감축 바람은 이제 시작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