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케이시 톰슨 이사는 지난 74년 오리건주 힐스버로의 한적한 시골 마을을 찾아와 지역 관리들을 만났다. 그는 전기, 가스요금이 싸고 공업용수가 풍부하며 숙련된 근로자가 많은 인텔의 공장 부지를 찾고 있었다.
톰슨은 몇 시간만에 힐스버로시 외곽에 위치한 35에이커 규모의 땅을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계약금조로 100만달러를 성큼 지불했다. 힐스버로를 근로자 1만5000명이 넘는 인텔 최대단지로 만드는 일은 이렇게 간단하게 끝났다.
인텔은 포틀랜드 서쪽 20마일 지점의 힐스버로단지 착공으로 처음 캘리포니아를 벗어났다. 이는 또한 실리콘밸리 테두리를 벗어난 팽창의 첫걸음이었다. 인텔은 현재 아일랜드, 이스라엘, 코스타리카, 말레이시아, 중국 등 세계 도처에서 사무실, 설계센터, 칩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근무 직원수만 8만40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인텔의 중심은 역시 미국이다. 미국에서 오리건주의 인텔 단지가 최대 규모고 다음으로 캘리포니아에 1만4000명, 애리조나주에 1만1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텔의 미국내 거점 가운데 힐스버로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곳에는 회사 고위 중역이 실제 거주하고 있다.
마이크 살스기버 인텔 대변인은 “인텔 단지가 오리건주에 가져다 주는 경제적 생산효과는 연간 60억달러”라며 “그 중 52억달러가 워싱턴 카운티 지역에 흘러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린 반 베버랜은 자신이 경영하는 리드빌 카페식당 뒤쪽 작은 테이블에 앉아 “인텔 때문에 혜택을 보는 지역기업이 아주 많다”며 “인텔이 힐스버로에서 사업을 확대할수록 기회는 늘어난다”고 단언했다.
힐스버로는 지난 20년 동안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개발 붐도 일어났다. 이곳은 지난 80년 인구 2만7664명에서 현재 7만명으로 불어났고 오리건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인텔은 이곳에 진출해 처음에는 지역사회와 교류에 신경을 쓰지 않다가 점차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해 나갔다. 인텔은 지역사회 자문회의를 분기별로 개최하고 매년 보고서도 작성하고 있다. 자문위원회가 제기하는 가장 큰 불만사항은 ‘공사 현장 트럭이 밤 늦게 주택가 부근을 통행하는 일’이다. 인텔은 특히 지역학교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칩 기술자를 양성하는 지역대학에 현금이나 장비를 기부하거나 직원을 파견해 자원 봉사활동을 편다. 살스기버 대변인은 “인텔이 지난해 지역학교에 총 115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이중 3분의 1이 현금 기부금”이라고 밝혔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