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역경매업체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 Inc.)의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최근 온라인 여행사의 합병바람이 불고 있어 여행업이 주력 사업인 프라이스라인이 다른 업체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토머스바이셀파트너스의 제이크 풀러 분석가는 “프라이스라인 주가가 약세여서 다른 업체가 합병 거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 대상업체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라인 입장에서는 굳이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하나도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기업 매각의 적기라는 게 분석가들의 진단이다.
코네티컷주 노웍에 본사를 둔 프라이스라인은 영화배우 윌리엄 샤트너가 등장한 광고물로 유명하며 식료잡화, 가솔린 등 새 품목에 손댔다가 고전하고 2000년에는 항공권 및 가솔린의 판매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소비자 고발로 코네티컷주 검찰청 조사를 받기도 했다. 프라이스라인 주가는 지난 99년 3월 상장 후 수개월동안 140달러를 웃돌다가 그 뒤 기업 거품이 빠지면서 2달러선으로 폭락했다. 프라이스라인은 지난달 “여행업계를 강타한 지난해 9·11 미 테러사태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분기 순적자액이 줄었으며 특별항목을 제외하고 분기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업체도 다른 여행업체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경기침체, 항공사의 항공료 할인 경쟁 그리고 ‘최저 요금’을 원하는 소비자 심리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제이크 풀러 분석가는 “금융의 전략적 측면에서 프라이스라인의 매각 인센티브는 존재하지만 반드시 매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토머스언더우드의 레그 메이슨은 “인수 가능 업체로는 USA네트웍스, 세이버홀딩스, 야후, AOL 및 나머지 미디어업체 계열사가 거론될 수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고 밝혔다.
현재 여행업계는 통폐합 바람으로 독립 온라인 여행사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미 USA네트웍스가 익스피디어의 지배 지분을 인수했으며 세이버가 지난 주 초 트래블로시티의 적대적 인수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온라인 여행업체 치프티켓을 인수한 센던트도 프라이스라인 인수가능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양대 인터넷 미디어 거인인 야후와 최근 오락사업 부문을 프랑스의 비방디유니버설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USA네트웍스가 프라이스라인 인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올 공산이 작지 않다. 시장조사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의 헨리 하트벨트 수석 분석가는 “자금력이 풍부한 업체라면 독특한 사업영역을 가진 프라이스라인에 눈독을 들일 것”이라고 꼽았다. 4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베리 딜러 USA네트웍스 총수는 현재 운영중인 인터넷 사업체 호텔 레저베이션스네트워크, 익스피디어 이외에 추가로 닷컴업체를 인수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야후는 지난해말 현금 보유고가 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업체는 광고 지향적 사업모델에서 탈피해 최근 온라인 취업 알선업체 핫잡스닷컴 인수에 나선 것처럼 변신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따라서 야후가 여행업에 진출하기 위해 프라이스라인을 인수할 가능성은 높다. 트래블로시티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야후는 트래블로시티와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 계약은 연말에 끝난다”고 밝혔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