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이 영향이 동남아시아 정보기술(IT)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일본경제신문은 올 들어 미국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데다 특히 미국 IT시장에서 제품 재고조절이 끝나면서 홍콩·대만 등 동남아시아에서 반도체·PC·휴대폰 등 IT관련 제품의 생산 및 출하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국에서 PC와 휴대폰의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올 들어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은 관련 제품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
대만 최대 반도체 업체인 TSMC는 2월 매출이 전월에 비해 1.3% 하락했으나 이는 1월 감소폭 25.5%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만 반도체 업체인 UMC 역시 2월 매출은 전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침체에 빠진 통신장비용 제품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며 “휴대폰용 제품의 출하가 늘고 있어 상황은 곧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4∼6월 매출이 5∼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지역 주요 PC업체들의 매출 역시 큰 폭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업계에 따르면 업계의 1월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2%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 퀀타컴퓨터의 관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 노트북PC의 판매는 10∼15%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대폰 시장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홍콩의 EMS 업체인 피텍일렉트로닉스는 3월, 협력사의 제품 생산물량을 상향 조정했다.
이밖에 세계 IT기업들에 플라스틱의 원료인 스티렌 모노머를 공급중인 홍콩 업체의 한 관계자는 “3월 주문이 지난 1월과 2월에 비해 50% 늘었다”면서 “지난해 9월 테러사태 이후 위축됐던 관련 제품의 출하량을 늘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홍콩에서는 스티렌 모노머의 가격이 최근 톤당 520달러로 지난해 초 380달러에서 크게 올라 IT부문 경기상승의 기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남아 IT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은 특히 소비자 기반이 탄탄해 미국의 재고조절이 동남아 IT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회복이 동남아 IT시장의 직접적인 부양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관점도 있다. 이는 미국 경기회복세가 당초 기대만큼 강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내 최종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덜 늘고 있고 미국 업계가 IT부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아 동남아 IT경기의 수직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