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기로에 선 모바일 게임산업

 ◆송병준 게임빌 사장 bjsong@gamevil.com

현재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는 100여개사에 달한다. 아직 본격적인 서비스를 하지 않지만 모바일게임 개발을 추진중인 업체까지 포함하면 모바일게임 업체는 무려 200개 이상이나 될 정도로 난립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다른 게임장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소요되고 유료화가 쉬워 이른 시일 안에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면에서 많은 신규업체가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장진입이 쉬운 만큼 많은 업체가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산업은 업체들의 폭발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답보상태에 있다.

 모바일게임은 이용자가 다운로드를 선택하기 전 게임의 내용을 리뷰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준 낮은 게임일지라도 그 내용을 잘 모른 채 이용자가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단말기 용량이 제한적이므로 게임의 질적인 차이가 그다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제반환경에 기인해 게임업체들은 매출 진작을 위해 하나의 게임에 질을 높이기보다는 경쟁적으로 많은 수의 게임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도 사업자간 경쟁을 의식해 콘텐츠 수준에 대한 면밀한 검증보다는 많은 수의 콘텐츠를 확보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곧 많은 수의 유저들이 모바일 게임에 대해 실망하고 외면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향후 무선상에서는 다운로드 이용자의 선택을 돕기 위한 많은 게임에 대한 리뷰가 제공될 것이다. 이와 함께 웹상에서도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이용자 간에 우수게임을 선별할 수 있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또 단말기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무선게임의 수준이 급속히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일 수준 낮은 게임이 무분별하게 쏟아지게 될 경우 모바일 게임에 실망하는 유저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며 이에 모바일 게임 분야가 유저들로부터 외면받는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시장 자체의 진작을 위해서는 게임업체, 통신사업자 모두가 힘을 모아 콘텐츠 수준 향상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게임업체의 경우도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인 경쟁을 추구해야 하며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게임의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적인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통신사업자 또한 수적 게임 확대가 아닌 수준있는 게임서비스 제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콘텐츠 선별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80년대의 게임 플랫폼이었던 패미콤과 아타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콘텐츠 수준에 대해 까다로운 심사를 행한 패미콤은 점차적으로 유저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반면, 자율적인 소프트웨어 생산을 허용한 아타리는 무분별한 콘텐츠 생산으로 인해 구매 후 실망한 유저가 늘어나게 돼 결국 게임플랫폼으로서 사장되는 길을 걷게 되었다.

 현재의 모바일게임도 이와 비슷한 형국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게임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느냐 못잡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모바일게임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콘텐츠의 생산과 선별을 통해 유저의 이탈을 막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