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동통신 인구는 올해 안에 2억명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국가의 위상을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중국의 이통 시장은 엄청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단순히 통화를 할 목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고속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3G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은 성숙하지 못했다. 시장조사 회사 BIS시라프넬(http://www.bis.com.au)은 최근 발간한 ‘중국 3G 이통 시장이 열린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3세대(G) 기술개발 및 표준제정 등의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최근 중국의 이동통신 인구는 1억4300만명에 달해 미국(1억3000만명)을 따돌리고 세계 최대 이통 대국으로 올라섰다. 중국 시장은 또 매년 70∼80%씩 성장하고 있다. 현재 2G GSM망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이통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G 이동통신 도입시기를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중국이 검토하고 있는 3G 기술은 WCDMA(Wideband Code-Division Multiple Access)와 cdma2000, 그리고 중국이 독자 개발하고 있는 TD-SCDMA(Time Division Synchronous CDMA)로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2002년 하반기까지 3G 기술 표준을 확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3G 이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3G 서비스는 신규 사업자들의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의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모바일에 의한 독과점 체제는 비합리적이며 향후 중국 이동통신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3G 신규참여 사업자는 중국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넷콤, 그리고 철도부(Ministry of Railways)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표준 문제=현재 중국은 3G 이통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유럽 및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는 WCDMA, 미국 업체들이 주도하는 cdma2000,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다탕텔레콤이 개발하고 있는 TD-SCDMA 등 세가지 기술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이 어느 기술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중국은 물론 전세계 통신장비 업체들까지 중국 통신시장 진입의 명암이 엇갈릴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2002년 하반기까지 3G 표준선택을 미루고 있는 것도 이들로부터 최대한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앞에서 거론한 세가지 기술표준들은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WCDMA는 현재 중국에서 무려 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GSM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기술이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3G로 전환하는 데 따른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는 것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차이나유니콤이 채택하고 있는 cdma2000은 퀄컴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CDMA를 기반으로 개발된 동기식 기술의 대표주자다. 또 TD-SCDMA는 중국의 다탕텔레콤(Datang Telecom)과 독일의 지멘스AG가 공동 개발한 기술이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유럽의 WCDMA와 미국의 CDMA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에 의해 개발된 최초의 이통 기술인 TD-SCDMA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내 통신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까지 고려하면 TD-SCDMA가 표준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중국 정보기술(IT) 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신식산업부와 등 정부 부처와 이들의 영향력 아래 있는 차이나모바일 등 사업자들은 중국이 자체 개발한 TD-SCDMA에 호의적이며 이를 3G 표준으로 채택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 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은 3G 표준화 선정에 있어서 성능은 높이고, 도입비용은 낮은 방식을 채택하려 할 것이 분명하다. 또 차이나모바일도 TD-SCDMA 개발사업을 적극 지원했으며 TD-SCDMA 포럼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TD-CDMA는 경쟁 기술인 WCDMA와 cdma2000과 비교할 때 극히 최근에 개발됐기 때문에 아직 중국 내 통신 전문가들로부터 ‘미성숙한 기술’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복잡 미묘한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애국심이란 요소는 3G 이통 표준을 결정하는 데 그다지 큰 영향력을 끼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경쟁력을 갖춘 기술만이 중국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TD-SCDMA=TD-SCDMA 방식은 GSM에 비해 3∼5배나 많은 무선 주파수를 사용한다. 또 TD-SCDMA는 기존의 네트위크와 기지국과 호환성이 높아 비용절감 효과가 높은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TD-SCDMA 방식은 구형 전파기술을 사용하며 휴대폰에서 업로드할 때보다는 휴대폰으로 다운로드할 때에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중국은 이미 TD-SCDMA 기술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지멘스은 1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유럽이 지원하는 WCDMA와 퀄컴이 지원하는 cdma2000에 비교할 때 TD-SCDMA는 사업자들에 낮은 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효율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TD-SCDMA는 2001년 7월 베이징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으며, 이와 함께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중국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됐다. 중국은 TD-SCDMA 방식을 384Kbps의 속도로 테스트하기 위한 대규모 현장 테스트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TD-SCDMA 기술의 현장 테스트는 오는 2분기중에 실시될 예정이며 앞으로 상용기술 개발에 1년 정도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식산업부 산하에 있는 통신연구소(Telecom Research Institute)가 유력한 3G 사업자 후보로 꼽고 있는 중국의 3대 사업자들(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넷콤)이 모두 이 테스트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최초의 TD-SCDMA 방식은 기존 GSM 시스템을 발전시킨 것으로, 최초의 상용 TD-SCDMA 시스템은 신식산업부가 최종 승인한 후 2002년 2분기부터 정식 가동할 것이다. 이에 제2단계에서는 TD-SCDMA 관련 제품 개발에 초점을 맞춰지며 이후 상업용 제품개발은 2003이나 2004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현장 시험에서는 40∼50대의 지멘스 NB430TS 기지국과 수백대의 휴대폰이 사용되며 향후 수천대의 휴대폰이 사용되면서 전국의 다른 도시에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현장 시험에서는 또 무선인터넷 액세스와 위치기반 서비스 등의 시험도 동시에 진행되며 시험에 사용되는 휴대폰은 모두 지멘스와 다탕텔레콤이 공동 개발한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민에게 TD-SCDMA 방식이 중국인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최초의 무선 통신기술이라며 TD-SCDMA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300명에 가까운 중국인 전문가들이 지멘스 및 다탕텔레콤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 또 독일의 지멘스 외에도 덴마크의 RXT텔레콤, 대만의 CATT·DBTel(대만),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 등 업체들이 TD-SCDMA용 휴대폰 개발에 참가하고 있다.
또 다탕,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등은 TD-SCDMA 기술을 3G 표준으로 제정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노키아, 모토로라, 알카텔은 물론 ZTE와 이스턴커뮤니케이션 등을 포함해 총 200개 이상의 회원사가 참여하는 TD-SCDMA 포럼을 설립했다.
◇3G 주파수 할당=신식산업부는 IMT2000용 주파수를 할당하는 문제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가무선주파수감독위원회(SRRC:State Regulatory Radio Commission)와 통신과학기술연구소(Telecom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가 IMT2000 주파수 할당문제를 담당할 것이다.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IMT2000용 주파수로 230㎒(1885∼2025㎒ 대역과 2110∼2200㎒ 대역)를 할당했지만 중국의 경우 이미 WLL용으로 일부 주파수(1880∼1900㎒ 대역과 1960∼1980㎒ 대역)를 할당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할당 주파수 충돌 문제를 우려한 SRRC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WLL용 주파수를 중국에서 IMT2000 도입하는 2002년까지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3G 전망=결론적으로 중국에서는 3G 이동통신이 완전한 상용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이는 2004년까지 3G 이동통신 방식의 표준 결정을 유보할 가능성이 높다. 2003년까지는 각 방식들의 테스트만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은 단순 통화용으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초기 3G 휴대폰의 시장 침투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데이터를 받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계속되는 제1단계 기술개발(모바일 데이터/인터넷) 기간에 단문 메시징 등의 저속도 데이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어 2단계에서는 2.5세대(G) GPRS를 통한 고속 데이타 사업과 3G 사업 개발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다.
또 오는 2004년 이후에 시작될 3단계 작업에서는 주로 정지화상과 영상전화 등의 고속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따라서 중국의 3G 이동통신 서비스는 기술개발 및 주파수 할당문제 등으로 일러야 오는 2004∼2005년이 돼야 정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