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와 컴팩컴퓨터가 각각 19, 20일(현지시각) 주주총회를 개최해 210억달러에 달하는 양사 합병안에 대해 주주들의 찬반을 물었다. 이에 대해 HP주주들의 최종 의견은 2∼4주 후에나 나올 예정이지만 HP 측은 예비집계 결과, 주주들의 승인을 얻었다고 선언하고 있다. 또 HP보다 하루 뒤에 열린 컴팩의 주총에서는 90%의 주주들이 합병안에 찬성하는 표를 던졌다. 이로써 연매출 778억달러의 공룡기업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는데 이와 관련,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최근 HP와 컴팩의 합병이 양사의 기업고객과 세계컴퓨터 시장에 미칠 파장을 10가지로 예측, 눈길을 끌었다.
가트너는 합병이 성공하면 델컴퓨터·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경쟁사들이 합병사에 대항,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서비스 업체 인수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컴퓨터 시장에 합종연횡 바람이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합병사가 시장점유율과 안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저가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여 가격 경쟁도 극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가트너(http://www.gartner.com)가 예측한 10가지 파장이다.
△델컴퓨터·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경쟁업체들이 최소 올 3분기, 더 늦게는 내년 1분기까지 HP와 컴팩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한다.
△컴퓨터업체들이 새로운 라운드의 가격 인하 경쟁에 직면한다. 특히 이는 시장점유율에 집착할 HP와 컴팩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리눅스 진영과 IBM의 AIX 운용체계측은 HP/UX와 컴팩의 ‘트루 64’ 퇴장으로 독립소프트웨어 벤더들로부터 이전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
△델과 선은 합병사에 대항하기 위해 제휴(파트너십)를 맺을 것이다. 제휴가 아니더라도 솔루션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 다른 분야 특히 서비스업체 인수에 적극 나선다.
△PC와 서버 시장의 변화가 가속화된다. 이는 모든 컴퓨터업체들이 제조비 절감, 비즈니스 모델 확충, 연구투자 강화 등에 보다 힘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합병사 탄생으로 사라질지 모를 위험한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할 수있는 기회를 모색한다.
△HP와 컴팩은 모든 희생을 치르더라도 시장 파워와 안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공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대신 기업고객들은 이전보다 많은 가격 할인 혜택을 받는다.
△합병사의 서비스와 판매 인력이 심한 혼란을 겪는다. 합병 바람에 의한 인력 재배치와 비용 절감을 겨냥한 감원 바람으로 우수 직원이 합병사를 떠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고객은 벤더의 약속에 대해 회의하는 경향이 있는데 합병이 부결되면 HP와 컴팩에 대한 회의는 더 커질 것이다.
△컴팩의 ‘트루64’와 ‘오픈VMS’ 그리고 HP의 ‘넷액션’과 기타 다른 스토리지 플랫폼들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