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근무중 웹서핑·메일 교환 "하지마"

근무 도중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e메일로 주고받은 농담으로 낄낄 웃는 재미가 적어도 미국내에서는 조만간 영원히 사라질 전망이다. 미국내 기업들이 너나없이 직원의 e메일과 인터넷 이용이 보안상 위험을 노출시키고 근무에 방해가 되거나 거액의 손해 배상을 해야할 저작권 소송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고 점차 이를 규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지난 수년 동안 보편화된 직원의 e메일과 인터넷 이용을 대폭 제한하거나 완전히 금지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보안 옹호론자들은 근무시간에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친구에게 게임을 e메일로 보내고 스크린 세이버를 내려받는 일이 곧 ‘옛날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백신업체인 트렌드마이크로의 레이문드 지니스 유럽 사장은 “이는 맘 아픈 일이지만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며 기업의 e메일 및 인터넷 이용 제한조치를 옹호했다.

 기업이 이같이 직원의 e메일이나 인터넷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e 메일에서부터 유포된 바이러스를 박멸하고 저작권 노래를 내려받는 일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분석가들의 진단이다.

 핀란드의 백신업체인 F-시큐어사의 미코 히포넨 바이러스 퇴치 연구실장은 “포천 100대 기업 중 일부가 콘텐츠가 건전하지 못한 웹 사이트 접속을 막는 방화벽 이외의 보안 조치를 강화시키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인가받은 사람 이외에는 모든 직원의 인터넷 사용을 금지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e메일 금지가 인터넷 이용 제한보다 더 구체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니스 트렌드마이크로 유럽 사장은 “설치 비용이 최고 3만달러인 정교한 콘텐츠 여과 소프트웨어가 모든 수신 금지 e메일과 첨부물을 차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2년 동안 바이러스와 웜 공격으로 혼줄이 난 기업들은 특히 e메일 사용 제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한 대형 에너지업체 최고 보안 전문가는 “우리 기업은 지난 99년에 보안 강화조치로 전면적인 e메일과 웹 서핑 금지 정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우리 직원 대다수가 특별히 지정된 PC에서만 웹 서핑을 할 수 있으며 e메일 서버는 일정 범위의 파일 첨가물을 포함한 수신 e메일을 차단하도록 사전 조작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독일 업체가 금지시킨 100개에 육박하는 e메일 첨가물에는 스크린 세이버, 디지털 연하카드 그리고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고 바이러스 제작 유포자의 공동 목표가 되는 표준 포맷인 ‘.exe’ 실행 파일이 들어있다.<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