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시장 또다시 `전운`

마이크로소프트(MS)가 8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서비스 업체인 AOL이 그동안 ‘프리AOL’ CD롬에 번들해오던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모질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C넷에 따르면 AOL은 모질라의 게코(Gecko) 기술을 AOL 서비스내에서 웹 페이지를 표현하기 위한 표준 기술로 채택할 계획으로 지난해부터 게코 기술을 컴퓨서브 서비스를 대상으로 실험해왔으며 이달초 이를 다시 AOL 7.0으로 확대했다.

 이에 대해 AOL의 대변인인 짐 휘트니는 “우리는 상당한 자원을 게코에 투입해왔다”며 “게코는 작고 빠르며 표준에 기반을 둔 뛰어난 브라우저 기술”이라고 브라우저 변경 가능성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단지 최근에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을 뿐”이라며 “게코를 이번 가을에 출시되는 AOL 8.0에 통합된다고 추측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가입자 3500만명을 확보한 AOL이 번들 브라우저를 배타적인 기술을 고집하는 IE에서 표준을 지원하는 모질라로 변경할 경우 브라우저 시장에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웹표준프로젝트(WSP)의 공동 창립자인 제프리 잴드맨은 “AOL의 번들 브라우저 변경은 웹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배타적인 IE에 최적화된 사이트 대신 표준을 지원하는 사이트를 만들도록 독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브라우저업체인 오페라의 CTO 하콘 리는 “만일 AOL이 성공적으로 모질라를 전개시키면 시장 구도가 변하게 될 것”이라며 “웹 사이트 제작자들이 브라우저의 중립적인 페이지를 원하고 표준을 고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모질라는 인상적으로 표준을 지키고 있다”며 “경쟁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AOL의 브라우저 변경 검토는 지난해 MS와의 브라우저 번들 협상 연장에 실패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MS는 협상 실패 이후 윈도XP에서 AOL을 배제시켰으나 AOL은 IE를 디폴트 브라우저로 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공개소스단체인 모질라그룹이 3년간 개발해온 첫 공인 버전이 내달 중으로 나올 예정으로 모질라는 누구든지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이용하고 변경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