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벤처연합회장 이경수 ksyi@enigenitech.co.kr
대덕밸리에 외국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에서 방문했거나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일본 미야자키현의 상공노동부장에 이어 홋카이도에서 다녀갔다. 중국에서는 3월초에 이어 4월초도 방문한다. 영국도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4월중에 이곳을 찾을 예정이다. 이미 호주, 싱가포르, 영국, 독일, 대만, 중국, 미국의 실리콘밸리, 보스턴 지역에서도 다녀갔다.
이들의 방문목적은 네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첫째는 대덕밸리 기업의 자국 유치다. 둘째는 대덕밸리 기업에 대한 투자며 셋째로는 대덕밸리 기업과 자국기업간의 연계다. 마지막은 대덕밸리의 발전요인 분석과 벤치마킹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이들이 한국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과 만나 이야기하다보면 국경이 없어졌다는 점을 실감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피부색이 아니라 기업의 실력이다.
외국정부 및 지방정부가 활발한 활동을 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중앙 및 지방정부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가. 이 점을 우리는 심각하고 시급하게 점검해야 한다.
벤처기업은 매우 짧은 기간에 고속 성장을 했다. 압축 성장으로 말미암아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범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얻은 것이 많다. 21세기는 창의성과 지식을 원천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정보산업이 주도한다. 벤처기업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한 신개념의 비즈니스 탄생과 발전 기반을 만들었다.
위험을 감수한 도전의 결과 지식정보 산업 발전의 교두보가 확보됐다. 어렵게 얻은 만큼 이의 보존 및 발전은 앞으로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벤처기업들의 국제화라고 생각한다. 미국, 중국 등 몇몇 대국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가는 자국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세계로 진출해야만 성공이 가능하고 세계화는 한국 벤처기업 문제의 궁극적인 해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많은 벤처기업이 밖으로 나가기 위해 피를 흘려가며 노력해왔다. 처음하는 일이다보니 시행착오도 많았고 비싼 수업료도 지불했다. 그 결과 이제는 경험이 하나하나 쌓여가고 있고 성공한 기업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성공적인 세계화를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화는 밖으로 나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꾸로 실력있는 해외 기업이나 기관들을 우리나라로 유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가 밖으로 나가면 선진 외국기업의 많은 경영기법들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경험이 당사자에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직접 나간 기업만이 선진기법을 경험하고 배운다. 그렇지만 해외 기업이나 단체를 우리나라로 유치한다면 국내에 있는 많은 기업이 그 선진 시스템을 배우게 될 것이다. 후자가 더욱 효과적인 것은 자명한 일이다.
현대는 개인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대다. 나아가 기업도 국가를 선택한다. 이유는 더욱 좋은 환경에서 많은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다. 국가경영도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지역에 연고가 있다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계속 지역에 있을 것이라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거꾸로 기존의 경쟁력있는 기업을 묶어두고 해외의 실력있는 기업과 인재를 유치해 더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이러한 패러다임을 읽고 열심히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우리도 시급히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이 필요하다.
중앙 및 지방정부에 해외기업 유치부를 두자. 그래서 과감히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업을 유치해 우리의 기업환경과 시스템을 국제화하자. 그래야 외환위기에서 피땀 흘리며 이룬 지식정보산업의 발전을 더욱 앞당겨 열매를 많이 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