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협력의 `봄바람`

 갈등을 빚어온 정부 부처에 따뜻한 봄기운이 스며들고 있다. 최근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외교통상부 등은 그동안 보여준 밥그릇싸움에서 벗어나 진지하게 산업발전을 위한 협력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협력사업을 벌이는 분야가 CT산업에 한정돼 있어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동안 영역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이들 부처가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있는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정통부가 ‘온라인게임산업협의회’를 설립하는 문제를 놓고 문화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양 부처간 영역다툼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문화콘텐츠기술개발을 위한 협력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양부처의 협력이 어색한 느낌도 지울 수 없으나 열악한 우리 문화콘텐츠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양부처가 손을 맞잡는 모습은 누가 뭐래도 보기 좋다.  

 문화부와 정통부는 내달초 양부처장관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이번에 구성한 공동사업단 발대식을 갖고 이같은 협력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어서 기대가 크다.

 물론 이들 부처는 지난해에도 재정경제부 주제하에 IT분야에 대한 업무영역 조정작업을 실시하는 등 부처 이기주의에 얽매여 영역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 바 있지만 아직도 영역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 이번 협력사업이 어느정도의 효과를 거둘지는 좀더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이들 부처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지난해 업무영역 조정과는 또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업무영역 조정이 서로간 마찰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인 대처방법이었다면 최근 보여주고 있는 공동사업은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사업의 효율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적극적인 방법이어서 예상외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문화콘텐츠 기술개발을 위한 공동사업단을 구성하거나 캐릭터 전시회와 해외진출을 위한 공동사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그동안 보여준 ‘밥그릇 싸움’에서 벗어나 협력해 나가는 모습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이러한 자그마한 부처간 협력이 쌓이다 보면 더욱 큰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무쪼록 각 부처 관계자들이 이번에 마련한 협력의 장을 그동안 쌓여온 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민간 기업을 위해 보다 효율적인 지원방안을 찾는데 자연스럽게 머리를 맞대고 의논할 수 있는 분위기로 이어가는 계기로 삼아줬으면 하는게 기자의 바람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