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무선통신전시회인 ‘3GSM 월드 콩그레스’가 최근 프랑스 칸에서 개최됐다. 특히 올해 행사는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 유럽형이동전화(GSM)사업자, 무선통신 관련 제조업체, 정책·행정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시장조사업체 이다트(http://www.idate.fr)는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유럽과 일본의 모바일(이통)서비스 시장의 주요 동향을 분석했다. 편집자
1.유럽 이통사업자들 GPRS 개시
지난 2월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 ‘3GSM 월드 콩그레스’ 전시회에서 영국의 오렌지(http://www.orange.co.uk)와 프랑스의 뷔익텔레콤(http://www.bouygtel.com) 등 유럽의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이 24시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2.5세대(G) 일반패킷무선서비스(GPRS) 솔루션을 무더기로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유럽 사업자들의 GPRS서비스는 기업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회사의 e메일, 인트라넷, 데이터베이스(DB)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WAP 및 인터넷 접속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이통사업자들이 승인한 단말기가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GPRS서비스는 단말기 수신속도가 보통 20∼30Kbps이며, 가장 좋은 수신환경에서도 최대 40Kbps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RPS는 단말기 성능 외에도 해결하는 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몇가지 기술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GRPS를 최초로 개시한 사업자 중 하나인 독일의 T모바일은 망의 진화가 느리다는 점을 인정했다. T모바일은 망을 안정화하고 데이터 전송 및 셀을 바꿀 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으로 1년 정도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모바일은 사업을 개시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GPRS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T모바일은 올해 말까지 가입자 목표를 GSM 가입자(현재 2300만명)의 2.5%로 설정했다.
또 현재 유럽 각국에서 GPRS에 대해 적용하는 요금차이도 천차만별이다. 이탈리아의 TIM은 1MB의 정보를 주고받는 데 0.5유로를 부과하지만, 독일의 T모바일과 D2보다폰은 1MB에 평균 20유로 이상을 부과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대개 10유로 내외를 받고 있다. 이런 차이는 사업자마다 전략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패킷모드 데이터서비스에 대해 적용되어야 하는 요금의 기준이 불확실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2.SMS 서비스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현재 GPRS나 범용이동통신시스템(UMTS)에 대한 투자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단문메시징서비스(SMS)의 인기를 내세우고 있다. 일부 사업자의 경우, SMS에 의한 매출이 발생해 향후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도록 해주고 있다. SMS는 기술적으로는 간단하지만 사업자들에게 전략적 중요성은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부가적인 SMS 중에서 현재 가장 성공을 거둔 서비스는 의심할 바 없이 이동단말기 개인화서비스(벨소리 및 로고)다. 시장조사회사 디지털브리지에 따르면, 벨소리시장의 규모는 현재 연간 약 16억유로에 달하며 사업자들은 이 액수의 10%가 채 안되는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우리는 지금 모바일 데이터서비스의 변혁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3.MMS는 SMS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멀티미디어메시징시스템(MMS)은 제조업체, 모바일솔루션 제공업체, 서비스사업자들로부터 다른 모든 모바일 데이터서비스를 누르고 최고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의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많은 업체들은 MMS가 SMS의 지원을 받아 이용이 확대되면서 이통 가입자들간(P2P) 멀티미디어 콘텐츠 교환 서비스(사진이나 비디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일본의 이동통신사업자 J폰이 카메라 장착 이동전화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도입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단말기는 사용자들이 디지털 사진을 찍어 e메일 주소나 다른 가입자의 이통단말기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해준다. 2000년 11월 이 제품이 처음 공개된 후 사업자들은 14개월 동안에 무려 300만대를 판매했다.
노키아도 GRPS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모델명 노키아7650)를 내놓았다. 이 단말기는 MMS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기기이며 J폰이 출시한 이동전화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에릭슨은 이동전화에 연결해 사용자가 e메일 주소로 사진을 전송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카메라모듈인 커뮤니캠이 장착된 GRPS T68 단말기를 출시했다.
4.마이크로소프트, 포켓PC·스마트폰2002 출시, 인텔과의 협력 통해 모바일 전략 강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도 최근 급부상하는 단말기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또다시 연합전선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PC시장에서의 협력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휴대단말기(PDA)시장은 ‘포켓PC’로, 이동전화시장은 ‘스마트폰2002’를 제공함으로써 운용체계(OS)부문을 담당하고, 인텔은 멀티미디어 모바일 단말기 시장을 위한 하드웨어 아키텍처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블루투스·GSM·GPRS 등과 같은 이동통신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OS를 업그레이드했다. 이번 3GSM 월드 콩그레스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켓PC2002를 탑재한 PDA를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이동전화부문에서도 스마트폰2002를 탑재한 시제품을 출품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OS를 탑재한 최초의 스마트폰은 영국의 센도가 최근 개발하고 있는 Z100 기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단말기의 개발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이 단말기는 원래 2001년 말에 출시하기로 일정이 잡혀있었지만, 올해 후반기가 되어야 시중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최근 일본 동향
일본은 차세대 이통서비스를 개발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NTT도코모가 선보인 i모드가 공전의 성공을 거두면서 전세계 모바일업계가 일본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1년 말 현재 일본의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6700만명을 기록했다. 단순히 보급률만 비교하면 아직 53.1%에 그쳐, 최근 70%를 상회하는 서유럽에 비해 낮은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이통시장은 가입자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새로 가입한 이동통신 가입자만 750만명에 달했다.
UMTS 기술에 기반을 둔 세계 최초의 3G 서비스로 평가받는 NTT도코모의 FOMA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동안 NTT도코모가 거둔 성과는 평가할 만하다. 이동통신단말기로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짧은 기간 안에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FOMA는 고속 전송시 단말기의 기능 불안, 네트워크 불안정성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도 FOMA서비스는 2·3G 겸용 단말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가입자가 3G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 통화할 경우 2G용 단말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2대의 이동전화를 가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 요금과 단말기 가격이 높아 가입자 유치에도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도코모는 2월 말까지 5만5700명의 FOMA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그쳐, 3월 말까지 15만명을 유치하겠다던 목표는 대폭 수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J폰은 2000년 11월에 카메라를 장착한 이동전화 판매를 시작한 후 단 14개월만에 무려 300만대를 판매했다. 이 단말기의 소매가격은 350∼400유로에 이르며, 구입한 사용자의 24%는 사진을 찍어 보내기 위해 사용한다고 J폰측은 밝혔다.
또 KDDI는 WAP 2.0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한 사업자로 GPS 호환 단말기를 채택했다. KDDI는 지난해 12월 WAP 2.0 플랫폼에 기반을 둔 3종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이 서비스는 이지웹(EzWeb)에 포함되어 있다. KDDI는 cdma2000 1x(최대 속도 144Kbps)를 채택한 3G 서비스를 올해 4월 시작할 계획이다. KDDI는 서비스 지역을 단계별로 전국의 대도시로 확대할 예정이며 2002회계연도(2003년 3월)가 끝나기 전에 700만대의 cdma 1x 호환 단말기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일본 이통사업자들의 가입자1인당매출(ARPU)이 최근 계속 줄어들고 있다. 도코모의 지난해 ARPU는 월평균 8650엔으로, 이 중 음성통신 매출은 7770엔, 데이터 통신 매출은 880엔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전망은 이보다 소폭(1.5∼2%) 감소한 8500엔(음성 6960엔, 데이터 1540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