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 DNA 저장·보관사업 `각광`

미국에서는 지금 사망한 가족이나 친지의 DNA를 저장, 보관해주는 서비스산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의업체들은 DNA 저장서비스 업체와 연계해 유가족에게 DNA 저장을 적극 권장하기까지 한다. DNA 저장서비스 업체들은 “DNA를 저장해두면 후세의 질병을 사전에 막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래 세대가 유전적으로 유방암, 결장암 등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이 많은지 미리 알아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시내티의 DNA 저장서비스 업체인 DNA어낼리시스의 버나드 네겔 사장은 “이 유전적 물질(DNA)은 동시에 살아있는 사람의 유전자 중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우량 유전자로 교체하는 이른바 유전자 치료에 이용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10∼15년만 지나면 유전자 치료법은 일반 가정에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네티컷의 장의업체인 데소포장의사는 사망자의 가족이 DAN 저장서비스를 요청하면 사망자의 구강물질, 혈액, 머리카락 등을 DNA어낼리시스에 보낸다. 샘플채취에 드는 비용은 무료이나 유가족이 사망자의 유전샘플을 최장 25년까지 저장하려면 1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DNA어낼리시스는 유전정보에 기초한 질병진단이 가능하도록 샘플로부터 유전자정보를 뽑아내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경우 비용은 350달러가 든다. 유전정보를 토대로 한 질병진단은 비용이 아주 많이 들어 유방암이나 결장암의 경우 진단비용이 3000달러나 된다. 네겔 DNA어낼리시스 사장은 “DNA가 미래에 가족의 복제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자신은 “인간복제에 반대한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네겔 사장은 “복제를 염두에 두고 DNA를 저장하는 가족도 있다”며 “나는 단지 제품의 보관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데소포사의 재닛 클렛 커뮤니티서비스실장은 자사는 “고객에게 DNA 저장을 권유할 뿐 복제에 대해서는 일체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미래에 질병진단시 DNA연구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아래 DAN가 저장된다”고 밝혔다. 클렛 실장은 자사가 “석달 전 DAN 저장중개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12가족이 DNA어낼리시스 연구소에 DNA를 저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겔 DAN어낼리시스 사장이 10여년 전부터 장의사로부터 DAN 샘플을 수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수백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텔마 빌라누에바 연구소 소장은 “DNA어낼리시스가 최근 3년 동안 1000개 이상의 샘플을 저장해놓았다”고 밝혔다. 장의소비자연맹의 리자 카슨 사무국장은 DNA어낼리시스가 지난 89년부터 사업을 하고 있지만 DNA 수거는 장의사간에 겨우 시작됐을 뿐이라며 “살아있는 사람의 DNA 수거 이야기는 전혀 못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의업체들은 이 문제를 논의중이며 데소포 역시 살아있는 사람의 DNA 샘플수거를 검토중이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