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최근 반도체 등 해외 하이테크 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노력을 경주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로이터통신(http://www.reuters.com)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최근 세계 2위 반도체 업체 AMD와 타이완의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프(UMC)가 건설하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두 회사가 오는 2005년까지 이 사업을 위해 투자할 자금만도 30억∼4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한다.
싱가포르는 전자제품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구조 때문에 2000년부터 시작된 전세계 정보기술(IT)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최근 40여년 만에 맛보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한 분야에서만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신규투자가 이루어지면 경제가 불황터널을 빠져나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또 최근 세계적인 전자제조서비스(EMS) 회사인 플렉스트로닉스와 솔렉트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유치하는 등 굵직굵직한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잇달아 성공했다.
이들 두 회사는 말레이시아와 중국 등에 각각 10개 정도의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통합 관리하는 지역본부를 유치한 것도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해외 하이테크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은 각별하다. 메릴린치의 IT분석가 댄 헤일러는 “해외 하이테크 기업들에 일정 기간동안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은 물론 금융지원 등에서도 싱가포르 정부가 앞장서서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MD의 W J 샌더스 사장은 “싱가포르는 경쟁국인 타이완에 비해 정치가 안정되어 있는 데다가 항만시설 등 물류체인이 완벽하다는 점도 이번 투자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사진; AMD와 UMC가 공동으로 오는 2005년까지 싱가포르에 건설하는 300mm웨이퍼 공장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