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노리는 또다른 시장은 X박스를 주력으로 한 비디오게임 시장이다. MS는 최초의 비디오게임기인 X박스를 지난해 11월 시판했다. 이 비디오게임기는 하드디스크에 고해상도 그래픽칩과 광대역 접속기능을 통합시켰지만 MS는 게임시장 진출에 너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판이다.
메릴린치의 헨리 블로 짓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X박스가 2005년 흑자달성 때까지 20억달러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가지 제품이 이익을 낼 때까지 몇년이고 버티는 끈기를 갖고 있는 MS는 이 같은 노력 끝에 포켓PC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올해는 새로운 태블릿 스타일의 컴퓨터도 선보일 계획이다.
제조업과 달리 소프트웨어산업은 한번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후 추가 생산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로 인해 MS의 시장독점은 곧바로 막대한 수익원으로 직결돼 현금과 유가증권 보유고가 360억달러가 넘는 것도 이 때문이다. MS는 이를 배경으로 AT&T의 케이블사업에 수십억달러의 투자를 제안하는 등 전략적 투자에 적극 나서거나 MS의 취약분야인 소기업용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전문업체인 그레이트플레인스소프트웨어 같은 고성장 업체를 인수해왔다. 그러나 MS의 공격적인 투자가 전부다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MS가 셋톱박스 시장진출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실패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 바로 좋은 예다.
MS가 새로 진출한 영역 중에 가장 큰 것은 이른바 ‘웹서비스’ 시장이다. 이같은 웹서비스는 예를 들어 가상 여행도우미가 이용자의 달력을 이용, 일정을 정하고 온라인 은행계좌에서 출금하며 비행기 예약정보를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MS는 닷넷이라는 전략아래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작성하는 소프트웨어 툴을 판매하며 이용자의 신원확인 인증시스템을 제공하고 자체 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MS는 과거 윈도에 자사 브라우저를 연결시켜 넷스케이프(Netscape)의 브라우저를 도태시키다시피 했으며 이것이 반독점소송의 단초가 됐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이 인터넷에 접속할 때 이용하는 관문인 인터넷익스플로러는 MS 제품이다.
정부와의 타협후 이 분야에서 MS의 행위에 어떤 변화가 초래될 것 같지는 않다. 타협안은 컴퓨터 생산업체와 이용자가 윈도 첫화면과 시작메뉴를 바꾸는 것은 허용하지만 인터넷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바꾸는 것은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너 CEO는 “경쟁 브라우저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은 MS가 인터넷 콘텐츠 자체를 통제하려 시도할 것”이라며 “웹은 신성한 장소로 자유언론의 매체이며 누구나 의사표현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장소로 남아 있어야 하며 결코 통제돼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앞으로 MS가 좀더 부드러운 거인이 된다고 보는 이도 있다. 이 업체 입장에서는 웹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려면 업계의 협력이 꼭 필요한 처지다. 발머 최고경영자 등 MS 핵심 중역들이 닷넷전략을 벤처투자가에게 널리 알리고 소프트웨어 제작과 새 웹기반 서비스 제공에 관심있는 신생업체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해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MS에서 9년간 일하다가 올림픽벤처파트너스에 합류한 벤처투자가 윌리엄 밀러는 MS가 새 시장을 넘볼 것이므로 경쟁업체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MS가 규모가 더 작은 업체와의 협력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업체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성공했다면 궁극적으로 MS와 경쟁이 불가피하고 MS는 온갖 유리한 수단을 동원해 이 업체를 패퇴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