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자 업체들이 공동으로 MPEG-4를 지원하는 차세대 셋톱 박스 개발에 나선다.
C넷에 따르면 파이어니어·샤프·내셔널세미컨덕터·시그마디자인스·CMC마그네틱스·모던비디오필름·아이배스트 등 7개사는 차세대 셋톱 박스와 관련 솔루션을 개발, 확보하기 위해 합작사인 ‘e-박스’를 설립했다. 또 미 3위의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케이블도 이들 7사와 기술 규격 작업에 협력하고 차세대 셋톱 박스에 대한 테스트를 처음으로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같이 7개사가 대거 제휴한 것은 지금까지 단독적으로 차세대 셋톱 박스를 개발하려던 여러 기업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일례로 AT&T브로드밴드는 치솟는 비용과 기술 장벽 때문에 차세대 셋톱 박스의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인터넷스트리밍미디어얼라이언스의 사장인 톰 자코브스는 “그들은 시장을 축소시킬 개별적인 서비스를 구축하지 않고 기술협력을 통해 대형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단일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7개사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셋톱 박스 개발에는 많은 문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케이블 사업자는 이미 공급된 수 많은 셋톱 박스를 걷어내고 차세대 셋톱 박스를 구매해야만 하며 기존의 콘텐츠를 MPEG-4 포맷으로 다시 압축하는 비용도 지불해야만 한다.
이에 대해 인스탯그룹의 최고 애널리스트인 게리 카우프홀드는 “케이블 사업자에게는 (7개사의 합의가) 비용이 많이 드는 제안”이라며 “케이블 업체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애널리스트들은 셋톱 박스 3위 업체인 파이어니어가 이번 협력을 통해 1위와 2위 업체인 모토로라와 사이언티픽애틀랜타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e-박스는 차세대 셋톱 박스가 MPEG-4를 비롯해 DVD 재생 기능, 웹 상호작용 기능 등을 지원토록 개발하게 된다. MPEG-4는 기존 디지털 셋톱 박스, 디지털 위성방송, 디지털 케이블 방송 등의 표준 압축 기술인 MPEG-2에 비해 압축률이 4배 이상 개선된 압축 기술로 셋톱 박스를 통해 양방향 체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