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인터넷전화의 착신번호로 일반 국번호(6×××-××××)를 부여한 데 대해 관련업계가 반발하고 나서서 주목된다.
하나로통신은 이달부터 케이블TV망을 이용,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를 동시에 제공하면서 시내전화 역무를 위해 할당받은 6000번대 국번을 인터넷전화 착신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4월 1일 7면 참조
그러나 별정2호로 분류된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그동안 착신번호 부여를 요구해왔지만 정부규제(기존 역무분류)에 따라 별도의 국번호를 받을 수 없고 식별번호를 받더라도 UMS번호(030-AB-×××-××××) 같이 복잡한 번호만 부여되는 상황에서 국번호를 갖고 있는 하나로통신이 이처럼 일반국번호를 부여해 서비스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전화업체들은 또 하나로의 기존 전화가입자와 인터넷전화 시장의 확대추세에 비춰볼 때 단기간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도 있는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화의 역무재구분이 필요하다는 인식아래 정통부와 관련 업계의 정책결정을 위한 협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정통부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새롬기술은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인터넷전화 역무가 부여되지 않아 번호를 받을 길이 없는 별정통신사업자로서는 수긍할 수 없는 불평등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웹투폰도 “당장에는 케이블TV망에만 국한되지만 같은 방식으로 KT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시장에 나온다면 별정통신 2호로 분류된 인터넷전화 사업자들은 고사할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전담반 활동도 무의미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하나로통신의 이러한 서비스에 대해 KT는 “국번호를 사용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KT는 일반전화사용자와의 요금차별화 등 선결문제와 정부입장을 고려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들은 인터넷전화의 역무재분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아래 전담반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하나로 측이 갑자기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통부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터넷전화용 착신번호에 대한 정책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하나로통신에 부여된 번호는 시내전화용이지 인터넷전화용은 아니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번호사용에 대한 유권해석을 거쳐 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하나로통신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향후 인터넷전화의 번호체계를 정책적으로 결정하면 지금 하나로통신의 국번호로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고객은 다시 번호를 바꿔야 하는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인터넷전화역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 개시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하나로통신 측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시내전화역무의 경우 인터넷전화인지 일반전화인지에 대한 구분이 없기 때문에 국번호를 인터넷전화에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별정사업자들의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