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이 독자회생의 수순을 선택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과의 합병은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두루넷 이홍선 부회장은 1일 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달 31일 하나로통신이 합병협상 결렬을 선언한 데 따른 자사의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의 ‘독자회생론’과 아울러 두 회사간 통합은 독자회생안을 마련한 이후에 추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로·두루넷 통합 협상은 당분간 잠복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사간 협상결렬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법리 논쟁을 포함한 공방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기업용 전용회선을 SK텔레콤에 매각해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오면 올해 갚아야 할 2000억원의 부채를 갚고도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며 “올 하반기 중 추가로 200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해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독자생존 모색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나로와의 합병도 상식적인 선에서 직접 합병을 원한 것이지 하나로 측이 추구하는 흡수합병 방식은 아니다”며 “하나로 측이 비밀유지 협정을 깨고 SK텔레콤과 협의중인 사항을 공표한 것에 대해서는 법적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SK텔레콤에 두루넷의 전용선을 매각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것은 사실이며 SK텔레콤에 매각할 방침 또한 확고하다”며 “그렇지만 하나로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중플레이를 펼쳤다거나 급작스럽게 전용선을 매각한 것은 아니다”며 일정에 따른 자산매각임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두루넷의 대주주인 소프트뱅크 측에 4월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MOU를 교환하자는 내용의 MOU 초안을 마련해 보낸 상황에서 25일 두루넷 측이 SK텔레콤과 기업 전용선 매각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교환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K텔레콤에 기업 전용선을 매각키로 한 두루넷의 입장과 관련, 소프트뱅크 측에 이를 철회해야 협상에 임할 수 있음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 측이 거절해 협상결렬을 선언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두루넷과의 합병 재추진에 대해선 “두루넷이 SK텔레콤과의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한 더이상 양사간 통합추진은 의미가 없다”면서 “SK텔레콤과의 계약이 파기될 경우 통합 재추진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전날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