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D램 생산업체들이 비용절감 효과가 뛰어난 12인치 웨이퍼 공정으로의 전환을 위해 최근 들어 잇따라 대규모 자금조성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다우존스가 1일 보도했다.
프로모스테크놀로지가 지난주 12인치 공정확장을 위해 55억대만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계약한 데 이어 파워칩세미컨덕터도 오는 4분기 12인치 공정의 양산체제 돌입을 앞두고 자금확보를 위해 신디케이트론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와 대만 모셀바이텔릭의 현지합작법인인 프로모스의 경우 공정확장을 위해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함과 동시에 미국 및 해외 주요 증시에서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반도체업계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경쟁력유지를 위해서는 비용절감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존 리옹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대만업체들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나 한국의 삼성전자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용구조를 개선, 라이선스 비용 부담을 상쇄하는 수밖에 없다”며 “대만업체들로서는 12인치 공정전환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또 대만업체들은 지금까지 비용효과만을 고려한 생산에 치중함으로써 기술개발 측면에서 항상 해외업체들에 뒤처졌기 때문에 12인치 공정전환을 발빠르게 진행함으로써 이같은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최대 불황기를 겪은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꺼리고 있는 시점에서 대만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해외업체들의 제휴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인피니온은 대만의 윈본드일렉트로닉스 및 모셀바이텔릭과 제휴협상을 체결했으며 난야테크놀로지와도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이체방크의 리옹 애널리스트는 “대만 업체들이 12인치 공정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기술개발과 생산능력면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만업체들은 12인치 웨이퍼 공정 전환으로 메이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만업체들의 경우 삼성전자가 생산제품의 90%를 제값을 받는 대형 고정거래선에 내놓고 있는 반면 50∼60%를 현물시장에 내놓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뒤지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