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PC 따라잡기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로 휴대폰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휴대폰 성능이 PC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의 PC화는 사실상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 e메일 교환, 주식거래 등에서부터 동영상 다운로드가 가능한 브라우저까지 많은 부분에서 휴대폰은 PC에 근접해 있다. 또 일부 업체는 윈도 운용체계를 탑재해 휴대폰용 브라우저에에 ‘홈(home)’ ‘뒤로(back)’ 등의 기능을 부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휴대폰들은 PC와 단순히 기능만 유사한 것이 아니라 내부 부품과 설계까지 비슷해지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의 애널리스트 피터 글래스코스키는 “컴퓨터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모두 휴대폰 안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물론 소비자들의 요구 때문이다. 무선통신 서비스가 2.5세대(G) 및 3G로 나아가면서 소비자들은 휴대폰에 보다 많은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 부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휴대폰내 부품들의 규격 자체가 높아져야 한다.
휴대폰 업체들은 이를 위해 반도체를 우선적으로 PC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출시를 앞둔 많은 제품들의 기본 메모리가 PC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컴퓨터와 비슷한 수준의 D램을 탑재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고 PC에서 하드드라이브와 같은 역할을 하는 플래시 메모리도 PC 수준에 접근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PC화는 가장 두드러진다. 기존 휴대폰용에 비해 속도가 6배 이상 빠른 인텔의 X스케일 칩의 등장으로 휴대폰의 PC화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존 휴대폰용 칩들이 33㎒나 66㎒인데 반해 X스케일은 무려 400㎒. 휴대폰용 칩에서 한단계 비약을 이뤄낸 셈이다.
세계 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로 간다면 PC 역시 소형화 및 이동성이 진척되고 있어 PC와 휴대폰간 경계가 이른 시일내에 허물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